한 코스닥업계 관계자는 나로호 테마에 대해 "테마주의 자질이 없다"며 "실패 확률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 관계자의 발언대로, 나로호 테마는 투자자들을 매번 울리고만 있다.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테마주는 26일 발사 당일,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당초 2005년 안에 발사할 예정이던 나로호는 그동안 무려 2번의 실패, 9번의 발사 연기가 있었다. 그만큼 오래됐기에,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했다. 한양이엔지(045100)한양디지텍(078350), 비츠로시스(054220)등은 이날 일제히 5~7%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우주 강국의 꿈은 달성하기 만만찮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오전 11시 2분쯤 "1단 발사체에 헬륨가스를 주입하던 중 주입부에 헬륨가스가 새는 것을 발견하고 발사 준비를 중지했다"며 "일단 나로호 발사체를 눕힌 뒤 주입부를 점검할 것이고, 발사 예정일 내에 발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관련주는 추락을 시작했다. 교과부 발표 직후 10여초만에 보합권으로 떨어졌고, 11시 17분쯤엔 낙폭이 10% 정도로 커졌다. 종가는 7~12% 급락했다.

나로호 테마 투자자들의 충격이 가장 컸던 것은 지난 2010년 6월 10일 발사때였다. 비츠로시스, 한양이엔지, 쎄트렉아이 등 우주항공 관련주는 당일 10% 내외 급등 출발했다가 또 다시 발사가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당일 오후 5시 1분으로 발사시간이 확정되자 재차 상승 전환했다.

그러다 오후 5시쯤, 발사가 임박해지며 대부분의 종목이 시간외시장에서 상한가(5%)까지 치솟았다. 발사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올 때는 상한가 가격에 200만~300만주 이상의 매수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몇분 뒤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급락세로 돌아섰다. 당일 시간외시장에서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다음날, 그 다음날도 급락했다. 대부분 고점대비 30~50% 추락했다. 당시에도 투자자들은 정부를 비난하고 성토했지만, 사실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은 투자자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우주항공주는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실패 확률도 높은만큼 나로호 성공 소식을 확인한 뒤 매수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