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위성의 위치를 레이저로 추적,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현재 개발된 시스템은 과학 연구용이지만, 유사시 언제든 정찰위성 감시용으로도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감시센터 임형철 박사는 24일 "지구 상공 2만5000㎞까지 위성을 추적할 수 있는 이동형 레이저위성추적시스템(SLR·Satellite Laser Ranging) 개발에 성공해 국토해양부의 옥외 레이저 발사 허가를 받는 대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동형 SLR은 컨테이너에 레이저 발생장치와 위성에 녹색광 레이저를 쏘는 지름 10㎝ 망원경, 위성에서 반사된 빛을 받는 지름 40㎝ 망원경을 갖추고 있다. 초속 수십㎞로 이동하는 위성을 따라 망원경을 1초각(3600분의 1도) 정확도로 이동시키는 마운트는 기계연구원과 공동 개발했다. 지상과 위성 사이의 거리는 이미 알고있는 레이저(빛)의 속도에 레이저가 위성까지 도달한 시간을 곱하면 알 수 있다.

임 박사는 "1964년 미국이 처음 기술을 개발했을 때는 거리측정 정밀도가 m 단위였으나, 이번 시스템은 ㎜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는 레이저를 방해하는 다른 빛이 없는 밤에만 SLR을 가동할 수 있었으나 이번 시스템은 낮에도 가동이 가능하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은 SLR을 군사용으로도 개발 중이다. 요격용 미사일에 적국의 스파이 위성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레이저의 출력을 높이면 그 자체가 무기가 될 수 있다. 임 박사는 "SLR에 출력이 높은 별도의 레이저를 장착하면 스파이 위성의 센서를 망가뜨리는 일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