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가 276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치를 웃돌았다. 14년째 흑자 행진이다.

그러나 11월에 이어 12월 경상수지도 지난해 평균 보다 수입과 수출 증가율이 모두 크게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뚜렷히 나타났다. 무엇보다 수출 증가율이 수개월 째 급격히 둔화해 연초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연간 목표치 웃돌았지만…연말들어 수출 급둔화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76억5000만달러로 전년의 293억9000만달러 보다 20억달러 가량 줄었으나, 연간 목표치인 272억달러는 웃돌았다.

지난해 통관 기준 수출은 5565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9.3% 증가했고 수입은 5243억8000만달러로 23.2% 늘었다.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모두 전년(각각 28.3%, 31.6%)을 밑돌았다.

지난해말 수출 증가율은 현저한 둔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는 39억6000만달러로 2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은 489억2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초 40%를 넘어섰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엔 7.6%로 뚝 떨어졌고 이후 간신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철강제품, 승용차, 화공품의 수출 증가세가 전달보다 확대된 가운데 정보 통신기기, 디스플레이패널 등이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됐다.

이러한 추세는 올 1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월엔 설 연휴가 있어 수출이 적자가 날 수도 있겠지만 경제 펀더멘털과 관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연간 293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을 때에도, 1~2월 경상수지는 20억달러의 적자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입은 13.6% 늘어난 455억2000만달러를 기록, 전달(11.2%)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전까지 대체로 20%를 웃돌았던 수입 증가율은 지난달까지 석달째 10%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수입이 늘었음에도 소비재 수입이 줄고 수송장비, 자본재 수입이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 해외 여행 늘며 서비스수지 적자 전환

지난달 상품수지는 철강제품, 승용차 등의 수출 호조로 38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서비스 수지는 여행 및 사업 서비스 부문의 적자가 늘며 2억1000만달러의 적자로 전환했다.

본원 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4억9000만달러로 전달의 4억5000만달러 보다 소폭 확대됐고, 이전 소득수지 적자 규모는 2억4000만달러에서 1억8000만달러로 축소됐다.

금융계정의 경우 유출초 규모는 62억9000만달러에서 41억5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지난해 전체로는 327억6000만달러의 유출초를 기록했다.

직접 투자는 해외 투자가 줄고 외국인 투자는 늘어 유출초 규모가 20억8000만달러에서 8억4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증권 투자는 외국인 채권 투자의 큰 폭 순유출 전환으로 24억1000만달러 유출초를 기록했다.

파생 금융상품은 1억6000만달러의 유출초를 보였고, 기타 투자는 은행의 차입금 상환으로 6억4000만달러의 유출초를 기록했다 .준비 자산은 9000만달러 늘었다. 자본 수지는 균형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