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럽 재정위기에 더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대외불안감이 그 어는 때보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은 비교적 원활했으나 차입 여건은 가산금리 연중 최고치 경신 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은행의 12월 단기차입 차환율과 중장기차입 차환율이 각각 120.3%, 174.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차환율이란 신규차입액을 만기도래액으로 나눈 것인데 100%를 넘는다는 것은 신규로 차입한 금액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보다 많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 11월에는 단기차입 차환율과 중장기 차입 차환율이 각각 95.9%, 179%를 기록한 바 있다.

은행의 외환건전성을 보여주는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104.2%로 지도비율(85%)을 웃돌았다.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이란 만기 3개월 이내의 외화유동성 자산을 부채로 나눈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북한 이슈 등에도 은행의 외화차입에 큰 문제가 없는 등 외화유동성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유럽재정위기의 장기화 등 대외여건이 악화할 것에 대비해 은행들에 외화유동성 조기 확보와 차입선 다변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주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화를 빌리는 데 필요한 비용인 차입 가산금리는 11월에 이어서 연중 최고수준을 경신했다. 단기차입 평균 가산금리는 44bp(1bp=0.01%포인트)로 11월과 비교해 0.9bp 올랐다. 1년물 중장기차입 평균 가산금리와 5년물 중장기차입 평균 가산금리는 각각 147bp, 240bp로 역시 연중 최고치다. 이는 11월에 비해 각각 5bp, 55bp 오른 수준이다.

한 국가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한국 국채 5년물에 대한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사실 발표 직후인 지난달 20일 169bp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해 12월말 기준 161bp를 기록했다. 11월말에 비해서는 11bp 오른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채의 CDS프리미엄 오름폭은 프랑스(22bp)ㆍ일본(16bp) 등 주요국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연말을 맞아 국제 채권시장에서 거래가 드문 상황에서 일부 거래를 통해 가산금리가 높았던 것으로 북한 이슈 등으로 인해 가산금리가 앞으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