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유럽재정위기와 고물가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7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3.2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를 앞두고 조선비즈가 채권 시장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원이 동결을 전망했었다.

한은은 지난해 세 차례(1ㆍ3ㆍ6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P씩 올렸으나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금리 정상화를 보류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로 한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 최상단에 간신히 턱걸이했었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3.3%로 둔화할 것으로 보지만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2월까지 6개월째 4%를 기록했다. 또 연초부터 이란 사태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물가 관리 책임 실명제'를 도입, 물가 안정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물가 대책을 펼치면서, 지난해 말 일각에서 제기됐던 연초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이전보다 상당히 옅어진 상태다. 당초 올 1분기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골드만삭스의 경우 이 시기가 2분기로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팀장은 "청와대를 비롯한 정책 당국의 물가 안정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며 "1월 금통위는 연간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이전까지 강조해 온 물가 안정 기조를 반복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이슈를 반영한 금리 인하 기대는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