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전셋집을 찾기 어려워 발을 동동 굴렀던 상황과 달리 올겨울 전세시장은 조용한 상황이다. 10월 이후 서울 전세금 지표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매년 수능시험이 끝나는 11월 중순부터 늘어나던 학군수요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이혜련 연구원은 26일 "지난달부터 내년 3월까지 전세난이 예상됐지만, 최근 학군수요도 없고 전세 수요가 많던 지역도 매물이 쌓이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전세난은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올겨울 전세 시장이 냉랭한 이유는 첫째로 학군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학군 수혜지역인 서울 강남·노원·양천구의 전세금은 현재 타 지역보다 오히려 더 하락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올해 수능시험이 쉬웠다는 평가가 많아 학부모들이 강남·목동 등으로 이사하는 것은 내신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은 전세금이 이미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세금이 너무 올라 결혼을 늦추거나 아파트 대신 연립 등의 다른 대안을 찾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1~2달 하락했지만, 2~3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서울 전세금은 2008년 3.3㎡당 611만원에서 2011년 현재는 841만원으로 최근 3년간 230만원 올랐다. 특히 강남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에서 빠져나온 이주수요까지 더해져 2008년 3.3㎡당 평균 전세금이 935만원에서 현재 1322만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전세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지는 전세시장의 가격하락세는 일시적 현상일 뿐 곧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전세금 하락세는 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아니라 한정된 공급 속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혜련 연구원은 "내년에는 아파트 공급이 올해보다 61%쯤 줄어들어 물량 부족이 우려된다"며 "내년 상반기에만 강동 고덕시영 2500가구, 송파 가락시영 6600가구 등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가 시작돼 전세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