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본격적인 적신호가 켜졌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만에 동반 하락했다.

계절 효과를 감안한 전산업생산지수 계절조정계열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여기에 소비와 투자 모두 전월에 비해 감소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한 심리가 실물에서도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 경기 둔화 본격화 되나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전달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건설기성 및 도소매업 판매지수가 감소하면서 하락한 것으로 현재 경기 상황이 전달보다 나빠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1.6% 감소했으며 소매판매도 내구재와 비내구재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3.2% 하락했다. 특히 소매 판매의 경우 추석이라는 특수성이 있었음에도 2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소비가 줄고,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설비 투자도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부진하며 전월보다 2%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 불안이 심리적 위축 요인으로 이어지면서 서비스업 생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유럽 재정위기·글로벌 경기 회복세 둔화 가능성 등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주가와 소비자기대지수가 하락하면서 2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향후 경기 역시 어둡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당초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하반기에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유럽의 재정위기 등 선진국의 경기불안이 본격적으로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주 발표되는 수출증가율도 크게 둔화될 전망인 만큼 경기둔화가 본격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IT 반등 계속될까

이처럼 경기 지표가 어두운 상황에서 그동안 두달 연속 감소하던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1.1% 상승 반전했다. 자동차와 기계장비 생산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및 부품의 생산이 증가한 덕이다. 생산자 제품 출하 역시 반도체 및 부품의 출하가 증가하면서 1.8% 증가했다.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IT 시장이 미국의 개인 소비 증가로 인해 회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9월의 IT수요 반등에 대해 당장 IT 시장이 바닥을 탈출해 반등하는 것으로 보긴 이르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의 증가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춘절과 미국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영향으로 인해 9월부터는 IT 수요가 늘어난다"라며 "계절적인 효과만 반영된 것인지 추세적으로 반등을 시작한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소비 역시 소득은 늘지 않은 상태에서 증가한 만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일시적인 효과로 보인다"라며 "9월에 재고율이 떨어진 것을 보면 기업들도 소비 회복 전망을 나쁘게 보고 재고를 소진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