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M 세계경영연구원 김한솔 연구원

'피터의 법칙'을 아는가? 일을 잘해 승진을 시켰더니, 갑자기 헤매다 '문제아'가 되어 버린다는 무시무시한 법칙. 피터의 법칙, 아니 '피터의 저주'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왓킨스 교수는 3가지 스텝을 제시한다.

1. 과거의 나는 잊어라

승진한 사람들은 생각한다. '내 역량과 업적을 보고 회사가 승진을 시킨 거야…. 회사에선 내가 계속 예전처럼 일하길 바랄 거야!' 천만의 말씀이다. 승진을 시켰다는 건 새로운 역할을 맡긴 것이다. 지금의 당신을 있게 한 장점이 이젠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코카콜라의 더글러스 아이베스터(Douglas Ivester)가 그 '슬픈' 예다. 그는 서른 살에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1994년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1997년 모두의 기대를 받으며 코카콜라의 CEO가 됐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 CEO가 된 후에도 COO의 역할을 버리지 못한 그는 매일의 운영상황을 점검하느라 바빴다. 그래서 비전을 제시하고 전략을 세워야 하는 CEO의 역할은 뒷전이었다. 결국 그는 코카콜라의 실패한 CEO가 되고 말았다. 당신 자신을 승진시켜 다시 태어나는 것, 그게 가장 먼저다.

2.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라

응급 환자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급하다고 진단 없이 치료하진 않는다. 어떤 일이든 상황 파악이 먼저라는 뜻이다. 승진 후에도 마찬가지다. 의욕을 앞세우기 전에 먼저 당신이 맡을 조직의 상황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태라면,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드는 게 먼저다.

계속된 실패로 좌절감이 넘치는 조직이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고 빠르게 변화를 이끌어라. 승승장구하고 있다면, 전임자가 세워 놓은 안정된 구조를 유지한 채 조직원들이 안일함에 빠지지 않도록 동기 부여를 하라. 승진 후 빨리 성과를 내려는 조바심을 버려라. 항상 진단이 먼저다.

3. 생각을 맞춰라

임원이 된 당신은 이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하게' 하는 사람이다. 부하직원들 앞엔 수많은 일거리가 있다. 그중에 당신에게 '필요한 일'을 잘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명확한 지시가 중요하다. 먼저 당신이 생각하는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공유하라. 그리고 각각의 일이 전체 업무의 맥락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라. 마지막으로 일을 잘하도록 당신이 도와줄 건 없는지 물어라. 그랬을 때 부하 직원은 당신이 원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하는 '파트너'가 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