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달러 고갈 사태의 불안을 잠재웠던 한·미 통화 스와프(swap·상호교환)처럼, 저축은행에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벌어질 때를 대비해 은행과 다른 저축은행들이 돈을 빌려주는 1조원 규모의 금융안전망이 구축된다. 제일저축은행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를 계기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자금) 위기에 처한 저축은행이 마이너스 통장처럼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안전한 자금공급 파이프라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6일 "돌발 사태로 인해 우량 저축은행이 뱅크런으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은행과 저축은행 간, 그리고 우량 저축은행들 간에 금융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단 10개 저축은행이 1000억원씩 총 1조원 규모의 금융안전망을 만든 후 시중은행과 다른 저축은행들도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안전망에 참여한 저축은행은 솔로몬저축은행 계열사 4곳(서울·경기·부산·호남)과 미래1·미래2저축은행, 한국·현대스위스·진흥·동부 등 10곳이다. 이들은 뱅크런에 시달리는 저축은행의 예금과 적금을 담보로 잡고 필요한 현금을 지원하게 된다.

이번에 예금 인출 사태를 겪은 제일저축은행은 이미 지난 3월에 신한은행과 3000억원 규모의 금융안전망 설정 협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제일저축은행이 급하게 돈을 필요로 할 때 예금을 담보로 신한은행에서 최대 3000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두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