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지질 구조상 이웃 일본·중국보다는 지진에서 안전하지만, 규모 6.5~7의 강진(强震)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국내 원자력 발전소는 규모 6.5의 지진까지 견디도록 설계돼 있어, 원전의 내진(耐震)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헌철 박사는 23일 서울 테헤란로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지진과 원자력 안전' 주제 포럼에서 "한반도의 역사적 지진 기록이나 지질 구조 등으로 미뤄 볼 때 규모 6.5 이상의 지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려와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경주울산에서 불국사와 석가탑이 무너지고 땅에 구멍이 났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 지질 조사에서도 경주 동쪽 지역에서 지진 가능성이 큰 활성단층의 흔적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지 박사는 "과거 지진 기록을 현대 과학으로 해석하면 진도 9와 6.5~7 사이가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은 추가령·옥천·양산 단층(斷層) 부근으로 지목됐다. 이 단층대들은 2억4000만~1억9000만년 전 몇 개의 땅덩어리들이 붙어 지금과 같은 한반도를 이룰 때 각 땅덩어리들의 연결 부분에 해당한다.

한편 한전은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새로 짓는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을 규모 6.5에서 7.0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신설원전은 2014년까지 완공할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2호기, 신고리 3·4호기와, 2017년 완공할 신울진 1·2호기 등 모두 7기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