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28일)까지 14개월 최고치로 꾸준히 세를 과시했던 중국 증시가 29일 돌연 5%대 급락세로 돌아서며 급제동이 걸렸다.

5거래일 연속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단기과열 인식이 강했지만 8개월 최대인 일중 낙폭은 급랭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아직까지는 자연스러운 조정 차원과 함께 구체적 재료보다 심리적 부담이 컸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편. 그러나 최근 글로벌 증시 과열로 `자산버블` 재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예정된 조정..내릴 때도 `속전속결`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대비 5.0% 하락한 3266.43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가 급락세로 돌변하자 홍콩 항셍지수 역시 2% 이상 낙폭을 넓혔다.

최근 중국 증시가 꾸준히 오름세를 지속한 탓에 조정은 어느정도 시장이 각오했던 부분이다. 실제로 최근 강세장을 이끈 에너지와 소재주, 자산관련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하면서 차익실현 차원으로 인식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와 경기회복 기대에 힘입어 올해 들어 79%나 상승했고, 이날 9%나 빠진 장시구리만해도 연간 수익률이 327%에 달하는 등 과열인식이 강했다. 8% 이상 빠진 부동산개발업체 보리부동산(POLY REAL ESTATE GROUP)도 올들어 140%의 상승률을 구가했다.

중국 증시에서 최대 IPO 규모 기록을 남긴 중국건축공사가 이날 공모가대비 50% 이상 급등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지만 다시 불이 붙은 공모주들이 너무 고평가됐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여기에 본격적인 어닝시즌 진입을 앞두고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래리 완 KBC글로벌스테이트펀드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한 공포감이 투매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투자 예찬론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역시 중국 증시 과열을 지적하며 중국 증시가 두 배로 뛴 뒤 붕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자산버블→긴축선회 우려↑..아직은 `기우` 무게

특히 최근 글로벌 증시 뿐만 아니라 중국의 부동산 가격 역시 들썩이면서 자산시장에 다시 거품이 끼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기 시작했다. 자산버블로 인해 그동안 경기부양에 열을 올렸던 중국 정부가 긴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증폭된 것.

실제로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인플레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고, 은행의 대출 증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공포감이 빠르게 확산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아직까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조정이 필요한 시점은 맞지만 정부가 긴축 선회로 돌아설 만큼 급박한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 밍량 핑안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시장이 3월 이후 쉼없이 달린 탓에 긴축우려으로 나온 이익실현은 자연스럽다"며 "아직까지 정부의 정책변화 신호가 없기 때문에 강세장이 종료될지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패트릭 슘 BMI펀드운용 회장도 "중국이 통화긴축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시장이 더 가기 해 필요한 조정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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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