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고체배터리의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개발했다. 고체 전해질을 3층으로 쌓아 성능 향상에 필요한 특성을 부여했다.
김재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환경연구부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화재 위험성은 줄이면서 성능은 우수한 ‘삼중층 고분자 고체 전해질’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리튬배터리는 액체 전해질과 양극, 음극으로 구성돼 높은 에너지 밀도와 용량을 갖고 있어 스마트폰, 전기차를 비롯해 산업계 전반에서 사용 중이다. 하지만 액체 전해질 속 유기물에 불이 잘 붙고,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이 손상되면 쇼트(단락)가 일어나면서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화재 위험성이 낮은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배터리 기술이 연구 중이지만, 성능과 비용 문제로 여전히 상용화는 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해질을 3개의 층으로 만드는 ‘삼중층 구조’를 가진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했다. 기존 전고체배터리는 전극과 전해질을 완전히 접촉시키기 어려워 성능을 크게 끌어올리기 어려웠다. 또 리튬 이온이 충·방전을 반복하면서 뾰족하게 금속으로 자라는 ‘덴드라이트’가 만들어져 성능이 빠르게 감소한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삼중층 구조는 3개의 층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전해질에 불이 잘 붙지 않도록 하는 ‘DBDPE’와 전해질 강도를 높여주는 ‘제올라이트’, 리튬 이온의 움직임을 돕는 고농도의 리튬염 ‘LiTFSI’를 사용해 화재 위험성은 줄이고 성능을 끌어 올린다. 전해질 표면은 부드러워 전극과 잘 맞닿아 리튬 이온의 이동을 도와 덴드라이트 형성을 최소화한다. 전해질 내부는 단단해 기계적인 강도도 우수하다.
성능 실험 결과, 연구진이 개발한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1000번 반복해도 초기 성능의 87.9%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전고체배터리는 같은 조건에서 성능이 70~80%로 떨어진다. 불이 붙더라도 스스로 꺼지며 화재 위험성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책임연구원은 “고분자 고체 전해질 기반 리튬 금속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시에 에너지 저장 장치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에 지난달 3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Small(2024), DOI: https://doi.org/10.1002/smll.202406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