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의 오류를 찾아내는 데 쓰이는 현미경의 오류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냈다. 왜곡되고 흐려진 영상을 복원해 선명하게 복원하는 기술이다.
장무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삼성전자(005930)와 공동 연구로 산업용 주사전자현미경(SEM)의 해상도를 낮추는 원인인 잡음(노이즈) 현상을 줄일 방법을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주사전자현미경은 전자빔을 이용해 수백㎚(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이하의 고해상도 영상을 얻는 장비다. 주로 세포나 박테리아(세균), 바이러스처럼 작은 물질을 다루는 생물학 연구에 사용되며 재료공학, 기계공학 같은 학문 연구에 쓰인다. 산업 분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처럼 미세공정이 필요한 곳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주사전자현미경은 뛰어난 해상도를 보이지만, 강한 노이즈로 인해 영상이 흐려지는 ‘블러(blur)’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수천개의 생산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공정 오류를 찾아내는 데 주사전자현미경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 전자빔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나타나는 블러 현상은 공정 오류를 찾는 데 큰 방해가 된다.
연구진은 ‘위너 디컨볼루션’ 기술을 적용해 주사전자현미경의 블러 현상을 보정할 방법을 찾아냈다. 위너 디컨볼루션은 영상 보정에 쓰이는 전통적인 기술로, 왜곡된 영상을 역필터를 이용해 깨끗한 영상으로 복원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잡음 억제 변수 알고리즘을 결합해 잡음을 제거하는 동시에 선명한 영상을 복원할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은 나노미터 단위의 반도체 구조 영상 중 잡음이 많아 미세 관측이 어려운 영상을 복원했다. 그 결과,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으며, 왜곡도 보정됐다. 반도체 공정에서 필요한 반도체 검사와 공정 계측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찬석 KAIST 박사과정 연구원은 “강한 잡음 속에서 왜곡된 영상을 복원하는 난제를 해결했다ˮ며 “무작위적 잡음을 극복하는 영상 복원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집중했고, 앞으로 다양한 손상 형태를 극복하는 영상 복원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ˮ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일 이탈리아 밀란에서 열린 컴퓨터 비전 분야 학술대회인 ‘제18회 유럽컴퓨터 비전 학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