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공동 연구진이 주사탐침 현미경의 성능을 8배 끌어올릴 방법을 찾아냈다. 사진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KAIST 연구진. 왼쪽부터 김연규 박사과정 연구원, 엄성문 박사과정 연구원, 홍승범 교수./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첨단 소재 연구에 사용하는 현미경의 성능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냈다. 간단한 방법으로 현미경 성능을 8배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어 소재 연구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홍승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와 공동으로 주사탐침현미경(SPM)으로 특수 전자소자를 관찰할 때 발생하는 오차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찾았다고 18일 밝혔다.

주사탐침현미경은 머리카락 두께의 수만 분의 1 수준의 해상도로 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초정밀 현미경 기술을 말한다. 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의 탐침이 물질의 표면을 근접해 지나가며 나타나는 물리적 변화량으로 표면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주로 나노 특성 분석에 사용되며, 나노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사탐침현미경은 관측 결과에 오차율이 크고, 오차가 발생하는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진은 현미경 탐침과 물체 표면 사이에 존재하는 ‘비접촉 유전 간극’이 측정 오차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간극은 오염물질로 채워져 있어 전기적 특성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주사탐침현미경의 오차율을 개선하기 위해 간극을 채우는 방법도 개발했다. 유전율이 높은 물질을 사용해 물리량의 변화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유전율은 물질이 전기장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한다.

간극은 리튬 니오베이트(PPLN)으로 채웠을 때 물리량 변화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사탐침현미경의 정밀도는 8배 이상 높아졌다. 연구진은 강유전체 박막의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교수는 “미세 탐침을 활용한 나노스케일 측정 기술의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 연구”라며 “강유전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재료의 전기적 특성 분석에 널리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지난 9월 2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02/adfm.202406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