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웨어러블(착용형) 장치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착용자의 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다른 장치에 전송하지 않고 빛의 세기 만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무선 통신에 필요한 칩을 사용하지 않아 수㎛(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장치를 개발할 수 있다.
이원령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과 한재훈 양자기술연구단, 전호정 생체재료연구센터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스마트폰 없이도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웨어러블 장치에 사용할 초박막 기판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장치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웨어러블 장치는 시계, 반지 같은 형태로 착용해 신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차세대 웨어러블 장치는 초박막 필름 형태가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의 무선 통신 시스템은 크기가 ㎜수준인 칩을 사용해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색상을 이용해 별다른 장치 없이 데이터를 확인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두께가 4㎛로 얇은 기판 위에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microLED)를 올려 데이터를 밝기 변화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혈액 중 포도당, 젖산 농도와 산성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렇게 개발한 기판으로 혈당 측정용 웨어러블 장치를 만들었다. 신축성 배터리 회로와 결합해 땀에서 포도당을 실시간 측정하는 장치다. 별도의 디스플레이 장치나 측정 장비 없이도 기판에 부착한 LED를 촬영하면 혈당 수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웨어러블 장치는 회로가 단순하고 저전력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 확인이 필요한 진단 장치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원령 선임연구원은 “무선 모니터링 시스템의 초박막형 장치를 구현해 환자들이 장치 착용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도 장기간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며 “당뇨병 같은 대사 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지난 9월 3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Nature Electronic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928-024-012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