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와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이 목소리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진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목소리를 인식하는 센서(맨 왼쪽)을 피부에 부착(가운데)해 일상생활을 하면 스마트폰으로 폐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오른쪽)./성균관대

국내 연구진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폐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목소리를 인식하는 센서를 몸에 붙인 채로 일상 중에 폐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질병 진단의 속도와 정확성을 모두 잡았다.

원상민·전일용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와 박혜윤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환자의 음성만으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대기오염이나 독성 물질을 흡입해 기도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염증이 지속되면 기도가 좁아지면서 호흡 곤란, 발작, 기도 압박 증상을 유발한다. 흡연자와 고령층이 주요 환자군이며, 국내 70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 원인 중 4위에 오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한국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진단은 병원에서 폐활량 측정으로 해서 불편함이 컸다. 진단 정확성도 의료진의 경험과 전문성에 따라 크게 다르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AI 데이터 처리 기술을 활용한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목소리를 인식하는 센서는 저전력으로 설계해 장기간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같은 모바일 장치로도 손쉽게 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였다.

센서 소자는 신축성이 우수한 소재를 사용해 피부에 붙인 상태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폐 질환의 심각도를 더 세세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

원상민 교수는 “AI 바이오센서 기술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돕는다”며 “전자공학, 의공학, 신소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융합으로 의료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플렉서블 일렉트로닉스’에 지난달 21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npj Flexible Electronic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28-024-003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