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해 탈모를 치료하는 패치 형태의 전자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패치를 탈모 피부에 붙이면 모발이 최대 23%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전용민·권상직·조의식·가천대 교수 연구팀이 이노큐디와 권정현 충북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빛의 파장을 바꿀 수 있는 고출력 의료용 웨어러블 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QD-OLED는 이중 청색을 자체 발광하는 OLED로 구성하고 나머지는 양자점(퀀텀닷·QD)을 사용하는 기술이다. 양자점은 입자 크기에 따라 색깔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작은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QD-OLED는 이런 양자점의 특성을 이용해 기존 LED보다 다양한 색의 빛을 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주로 쓰인다.
연구팀이 모발 치료와 심박수 측정 성능을 검증한 결과, 모발의 성장을 담당하는 모유두세포에 해당 패치를 붙였을 때 최대 23%까지 늘어나는 효과를 보였고, 실시간으로 심박수 측정도 가능함을 확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화학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지난 9월 실렸다.
몸에 붙여 실시간 진단·치료를 할 수 있는 웨어러블 OLED 기술은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OLED를 전자약으로 개발하려면 낮은 전압에도 출력이 높고 유연하며 자유롭게 파장 변환이 가능해야 하는데, 기존 OLED는 고출력과 실시간 파장 변화가 어렵다는 게 한계였다.
이 연구팀은 고출력·실시간 광 변환이 가능한 웨어러블 QD-OLED 패치 개발에 앞서 이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병렬 적층형 청색광 OLED와 유연한 QD 필름, 다기능성 봉지막 기술이다. 봉지 공정은 OLED 제조 과정에서 산소와 수분이 유기물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밀봉해, 제품의 수명을 높이는 단계를 말한다.
LED를 한 픽셀에 병렬로 층층이 쌓아 저전압에서도 고출력이 나올 수 있는 청색 OLED를 만들어, 단층 청색광 OLED보다 435% 높은 고출력 청색 OLED의 성능을 개발했다.
다기능성 봉지막 필름은 나노적층화(고밀도의 초미립자 고체를 원자 단위 증착 기술로 생산된 박막) 층이 수분과 산소로부터 손상을 방지하고 OLED를 보호하는 장벽 역할과 청색광 반사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기존 15%의 양자점 광변환 효율을 최대 68%까지 높였다.
전용민 교수는 “상용화 수준의 고출력, 고신뢰성의 QD-OLED 패치 기술을 확보했다”며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전자약, 센서, 광의학 등에서 활용될 것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Chemical Engineering Journal(2024), DOI: https://doi.org/10.1016/j.cej.2024.156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