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연구진이 국제사이보그올림픽으로 불리는 ‘사이배슬론 2024′ 재활로봇자전거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웨어러블 로봇 부문에서 2연패를 차지한 가운데 재활로봇자전거 부문도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연세대 기계공학부 신동준 교수 연구팀은 ‘사이배슬론 2024′ 근육전기자극(FES) 재활로봇자전거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 4년마다 스위스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개최되는 사이배슬론(Cybathlon)은 신체 장애를 로봇 기술로 극복하는 대회다.
신 교수의 ‘비어게인(BeAGain)’ 팀은 6분 2초를 기록해 직전 대회 우승팀인 네덜란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재활로봇자전거 종목은 하반신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 스스로 1960m의 트랙을 완주하며 가장 빠른 주행 시간을 겨루는 경기다. 장애인의 근육 상태를 분석해 손상된 운동신경을 대신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근육수축 신호를 생성해서 자전거를 주행하도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신 교수 연구팀은 김정엽 서울과기대 교수와 박기원 인천대 교수와 함께 2020년 대회에 출전해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4년에 걸쳐 휴머노이드 균형제어기술과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접목해 기술력을 높였고, 올해 대회에서는 네덜란드 팀을 3초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비어게인 팀의 파일럿으로는 임훈섭 선수가 나섰다. 임 선수는 2021년 교통사고로 하지완전마비 장애를 얻었고 이후 2023년 10월 신 교수 연구팀에 합류했다. 연세대 전임연구원으로 입사해 직접 로봇 개발에도 참여했다. 임 선수는 “이 종목이 나를 사회로 나와 많은 사람과 어울릴 수 있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선수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하체 근육량이 크게 증가하고, 건강 상태도 좋아졌다.
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장애인 본인의 근육을 활용해 근육량을 늘리고, 신체 기능의 퇴화를 막는 데 쓸 수 있다. 근육자극 장치가 내장된 레깅스 같은 의복 형태로 개발돼 외관상 부담이 적고 장시간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신 교수는 “앞으로 마비 환자뿐 아니라 근력 보조가 필요한 노약자와 이동이 불편한 일반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