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공동 연구진이 열분해유(왼쪽)를 변형해 미생물에게 먹이를 주고, 플라스틱 원료인 노르말 파라핀(오른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 재활용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플라스틱 생산 비용을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플라스틱 순환 경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상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바이오자원순환연구실 책임연구원과 안정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상용화지원센터 책임기술원이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플라스틱 원료인 ‘디카르복실산’을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플라스틱은 열분해 과정을 거쳐 재활용된다. 열분해는 혼합 플라스틱을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고온으로 가열해 기체, 액체, 고체로 분해하는 과정을 말한다.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혼합된 복합 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열분해 공정은 상대적으로 재활용 효율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열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열분해유 중 30%만 플라스틱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재활용이 어렵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저급 연료 형태로 나온다.

연구진은 화학 공정과 생물학 공적을 융합한 새로운 플라스틱 재활용 공정을 개발했다. 열분해유에서 나오는 저급 연료를 미생물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열분해유에서 노르말 파라핀을 정제하는 화학 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노르말 파라핀은 플라스틱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이면서 미생물 공정의 재료로도 쓸 수 있다. 열분해유를 섭씨 400도의 고온에서 수소와 함께 반응시키면 불순물과 독성이 제가되면서 노르말 파라핀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노르말 파라핀은 미생물에게 먹이로 주자 ‘디카르복실산’이 만들어졌다. 디카르복실산은 폴리에스터, 폴리아미드, 폴리우레탄 같은 고부가 플라스틱의 제조에 쓰이는 원료다. 재활용 효율은 30%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플라스틱 원료 생산 비용을 최대 40%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따른 부가 경제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전상구 책임연구원은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성과”라며 “디카르복실산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합성하는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클리너 프로덕션 저널’에 지난 3월 23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2024), DOI: https://doi.org/10.1016/j.jclepro.2024.141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