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힐로(HILO)'를 이용해 로봇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힐로는 인간적 요소를 고려해 로봇 동작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사진은 힐로 방법이 적용됐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다./네이처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을 개선해 로봇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배달, 인명 구조 같은 분야뿐 아니라 환자에게 약물을 자동으로 투여하고, 신체 마비 환자의 움직임을 돕는 로봇을 개발하려면 인간적인 요소를 로봇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인간적인 요소를 로봇의 동작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힐로(HILO)’를 이용해 로봇 기술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스위스, 노르웨이, 중국 연구진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진은 최근 일상 생활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개인 맞춤형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힐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힐로는 로봇과 사람을 다른 시스템으로 간주하지 않고,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간주해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로봇 기술은 공장에서 사람과 함께 물건을 나르거나, 자동차를 대신 제어하는 자율운전 같은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 중이다. 이외에도 음식 배달, 인명 구조도 로봇의 도움을 받고 있다. 사람이 입을 수 있는 로봇인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과 로봇이 하나의 동작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로봇과 사람이 복잡한 상호작용을 할 때 높은 수준의 성능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사람과 로봇의 행동 특성과 역학적인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로봇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이 같은 특성이 꼽힌다.

연구진은 힐로를 이용해 사람과 로봇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힐로를 활용하면 ‘개인 맞춤형 자동 최적화’를 구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참여하면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웨어러블 로봇 개발 논문을 분석한 결과, 사람이 참여하면 성능이 2배 가량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람의 신경계와 연동할 수 있다면 환자를 위한 자동 약물 방출 로봇, 전기 자극 로봇의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노화, 관절염, 신경질환, 뇌졸중과 같은 신체 장애가 있는 환자를 위해 힐로를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다”며 “이외에도 간병 로봇, 교육 로봇, 이식형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착용자에 따라 다른 특성을 최적화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데이터 클라우드를 이용해 병원, 가정, 일상생활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자동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공 교수는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과 관련한 요소가 매우 강하게 작용한다”며 “사람마다 적절한 보행 패턴이 다르고, 같은 장애물이라도 극복하는 방법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힐로 방법을 사용하면 하반신 마비 환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고 온라인을 통해 자동으로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지난달 25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6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