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스마트폰으로 가짜 분유를 구분하는 '파우듀(PowDew)'를 개발했다. 분유 위에 떨어진 물방울의 형태와 스며드는 정도로 분말의 특성을 분석하는 방식이다./픽사베이

국내 연구진이 누구나 손쉽게 가짜 분유를 찾아낼 수 있는 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수백만 명의 피해자를 만든 가짜 분유 파동이 꾸준히 반복되는 가운데,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연세대, 포스텍(포항공대),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으로 스마트폰으로 가짜 분유를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가짜 분유는 멜라민 같은 금지된 성분이나 원산지를 속인 성분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중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가짜 분유 파동은 어린 유아가 숨지거나 두개골이 커지는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은 2004년 저질 분유를 유통하면서 수십명의 사망자와 수백명의 대두증 환자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2013년, 2016년, 2020년 꾸준히 가짜 분유 파동이 이어졌다.

가짜 분유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피해를 막기 어렵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도 손쉽게 가짜 분유를 찾을 수 있는 ‘파우듀(PowDow)’ 시스템을 개발해 누구나 쉽게 가짜 분유를 알아낼 수 있게 했다. 파우듀는 분말 형태의 식품을 만들 때 결정되는 물리적 성질과 액체의 상호작용을 이용했다.

파우듀(PowDew)는 물방울 움직임을 스마트폰으로 관측해 분유 가루의 진위 여부를 판단한다. 최대 96.1%의 정확도로 가짜 분유를 구분해낼 수 있다./한국과학기술원

파우듀는 분유 가루 위에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그 움직임을 촬영하면 분유의 진위 여부를 알려준다. 물방울의 형태와 가루에 흡수되는 정도는 가루의 미세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진짜 분유와 가짜 분유 위에 떨어진 물방울의 형태를 비교하면 가짜 분유를 찾아낼 수 있다.

연구진은 6개의 다른 분유와 가짜 분유를 이용해 파우듀의 성능을 확인했다. 여러 종류의 분유 분말에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영상을 촬영해 총 1만2000분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파우듀는 최대 96.1%의 정확도로 가짜 분유를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분유뿐만 아니라 일반 식품, 의약품에서도 파우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작용이 큰 가짜 음식이나 의약품이 지속적으로 유통되는 만큼 소비자들이 손쉽게 구분해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소비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검사 도구가 돼 시장에 유통되는 위조 분말 식품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위조 제품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M 모비시스’에 지난달 4일 소개됐다.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2024 최우수논문상도 수상했다.

참고 자료

ACM MobiSys(2024), DOI: https://doi.org/10.1145/3643832.3661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