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낙하산을 펴고 지표면으로 하강하고 있는 창어 6호 캡슐과 착륙한 모습. 창어 6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샘플 채취에 성공했다./CCTV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서 채취한 토양과 암석 샘플이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달과 태양계의 역사를 이해하고, 본격적인 심우주 탐사를 앞두고 전진 기지가 될 달의 특성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달 뒷면 탐사를 위해 발사한 우주선 ‘창어(嫦娥) 6호’가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샘플을 가지고 귀환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앞서 CNSA는 2019년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번에는 샘플까지 채취해서 귀환한 것이다.

달 표면 토양은 지금까지 10여 차례 채취한 바 있지만, 달 뒷면의 토양을 채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달 뒷면은 지구를 바라보는 앞면에 비해 소행성 충돌이 잦고, 태양풍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헬륨3 같은 희귀한 자원이 더 많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심우주 탐사를 위해 달을 전진 기지로 삼고 현지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달 뒷면의 토양을 분석하는 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창어 6호는 지난 5월 3일 발사됐다. 이후 나흘 만에 달 궤도에 도착했고, 20일간 고도를 낮추며 달 뒷면 착륙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이후 발사 한 달 여 만인 지난 2일 오전 6시 23분에 달의 남극 아이켄 분지에 착륙했다. 창어 6호의 달 착륙선은 이틀 동안 드릴을 이용해 달 뒷면의 토양과 암석 2㎏을 채취했다. 이후 지난 6일 샘플을 실은 귀환 로켓이 달 궤도에 기다리고 있던 창어 6호 궤도선과 도킹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 21일 달 궤도를 떠나 지구로의 귀환을 시작했다.

달 뒷면에 착륙한 창어 6호의 모습. 창어 6호가 싣고 간 소형 로버가 찍어서 지구로 전송한 사진이다./CNSA

중국과 전 세계 연구진은 창어 6호가 가지고 돌아올 2㎏의 샘플이 우리가 몰랐던 달의 비밀을 밝혀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학연구소 과학자들은 창어 6호 샘플이 250만년 된 화산암과 운석 충돌로 생성된 물질을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학원의 지질학자 위에 중우(Zongyu Yue) 박사는 이날 국제 학술지 ‘더 이노베이션’에 “달의 뒷면과 앞면은 지각 두께와 화산 활동, 구성 등 여러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달의 뒷면에서 채취한 창어 6호 샘플은 달 과학 연구에서 가장 근본적인 과학적 질문 중 하나인 뒷면과 앞면의 차이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의 앞면은 현무암 평원 지역인 ‘달의 바다’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반면 뒷면은 소행성이나 운석 충돌로 생긴 충돌구(crater)가 많고, 지각도 두껍다. 달 뒷면의 토양과 암석을 분석하면 이런 차이를 이해할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또 달의 뒷면에 다량으로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헬륨3의 구체적인 추정량도 알 수 있다. 헬륨3는 핵융합의 원료로 대표적인 미래 에너지원이다. 미국이나 중국 등 달 기지 건설을 준비하는 국가들은 헬륨3를 달 기지의 유력한 에너지원 후보로 보고 있다.

중국은 달 탐사에서 경쟁국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2026년 달 남극 자원 탐사를 위해 창어 7호를 발사할 예정이고, 2028년에는 달 기지 건설을 위한 조사 차원에서 창어 8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2030년 유인 달 탐사가 목표다.

참고 자료

The Innovation(2024), DOI : https://www.eurekalert.org/news-releases/1048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