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입자 입체 구조 예측 인공지능(AI)의 작동 모식도. 원자 단위로 나노입자의 구조를 예측해 신소재 개발 속도를 가속할 수 있다./서울대 공대

국내 연구진이 신소재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로는 예측이 어려웠던 나노입자의 입체 구조를 정확하게 원자 단위로 예측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나노입자뿐 아니라 생체 입자에도 적용할 수 있어 반도체, 신약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다.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김영민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나노입자의 입체 구조를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나노입자의 입체 구조 예측은 신소재 개발의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입체구조는 광학적 특성과 함께 촉매, 전자전도성을 비롯한 특성을 결정하는 요소다. 새로 개발한 물질이 어떤 입체 구조를 갖는지에 따라 배터리, 센서, 반도체 성능을 결정한다. 원하는 특성의 소자를 개발하려면 합성 조건에 따른 입체 구조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진은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나노입자가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입체 구조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입자는 작은 씨앗에서 시작해 다양한 구조로 진화하는 데,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해 기존 방법으로는 예측이 매우 어려웠다.

연구진은 세포자동자를 적용해 나노 패턴의 원리를 설명해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세포자동자는 생명체를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수학적 모델이다. 세포자동자는 3D 모델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알려졌으나 AI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재료뿐 아니라 생명체에서 나타나는 거울 이성질체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최적의 카이랄 금 나노입자의 합성법도 찾았다. 카이랄 금 나노입자는 3차원(3D) 편광 현상을 나타내 광학 소자와 센서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카이랄은 마치 왼손과 오른손을 마주하면 모양이 맞지만 한쪽 방향에서 보면 반대의 구조를 갖는 형태를 말한다. 비슷한 구조이지만 전혀 다른 특성을 나타내는 만큼 산업계에서 활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남 교수는 “AI를 기반으로 나노입자의 입체구조를 예측하고 검증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며 “AI를 이용한 신소재 개발이 국내에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나노 수준의 복잡한 현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더 넓은 과학과 공학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지난 1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38/s41563-024-01889-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