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마션'의 주인공 와트니는 바퀴가 여섯 개 달린 로버를 이용해 생존은 물론이고 화성 탈출에도 성공한다. 와트니가 화성 표면을 이동할 때 이용한 로버는 속도는 느린 대신 무거운 짐을 실을 수 있고, 험한 길도 문제 없다. 패스파인더나 상승선을 찾아나설 때도 항상 로버가 와트니의 곁을 지켰다.
우주비행사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의 표면을 로버를 이용해 오고 가는 일이 몇 년 뒤면 현실이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심우주 탐사를 위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사용할 달 탐사 차량(LTV)을 만들 후보 기업 3곳을 선정했다고 3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LTV를 만들 후보 기업은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와 루나 아웃포스트(Lunar Outpost), 아스트로랩(Astrolab)이다. 이들은 앞으로 1년 동안 NASA와 함께 LTV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1년 뒤에 3곳의 기업 중 한 곳이 최종적으로 달에 보낼 로버를 만드는 기업으로 선정되게 된다.
LTV는 최고 속도가 시속 15㎞ 정도다. 한 번의 충전으로 19㎞ 정도를 달릴 수 있어야 하고, 우주 비행사가 한 번에 8시간 정도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NASA의 수석 과학자인 제이콥 블리처는 기자회견에서 "LTV는 도로가 없는 곳을 달려야 한다"며 "달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TV는 2030년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5호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NASA의 계획대로라면 아르테미스 5호는 세 번째 우주비행사를 달로 보내는 임무를 가지게 된다. 이들은 달을 걷는 게 아니라 마션의 와트니처럼 달 표면을 차를 이용해 다니는 첫 번째 우주비행사가 된다.
세 곳의 기업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저마다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보잉, 노스럽 그루먼, 미쉐린과 팀을 짰고, 루나 아웃포스트는 록히드마틴과 굿이어, GM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아스트로랩은 액시엄스페이스와 협업하고 있다.
달 로버는 전 세계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 일본의 도요타다. 도요타는 2019년부터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함께 로버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달은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섭씨 영하 170도에서 120도를 오가는 극한의 온도를 견뎌야 한다. 또 강력한 방사선과 달의 모래인 레골리스 때문에 지구처럼 고무를 이용한 타이어는 사용할 수가 없다.
도요타는 이런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로버를 개발 중인데, 현재 공개된 정보를 보면 길이 6.0m, 폭 5.2m, 높이 3.8m로 가압식 거주 공간도 갖춘 형태다. 태양 에너지와 저장된 물을 이용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전기를 만들어서 작동하는 방식이다. 도요타와 JAXA는 2029년에 발사를 목표로 로버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달 탐사용 로버 개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한국천문연구원(KASI)‧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한국원자력연구원(KAERI)‧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과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