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도로 위에서 따분한 시간을 보내게 만들었던 차량 정체를 해결할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도로에서 얻은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신호등의 신호를 자동으로 바꿔서 차량 정체를 해소하는 방식이다. 교통 혼잡을 해결하는 동시에 도시 계획 수립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스마트데이터연구실 연구진은 20일 교통량 변화에 따라 신호등 신호를 바꿔주는 AI 교통 제어 시스템 ‘도시교통 브레인(UNIQ)’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차량의 교차로 통행을 최적화해 통과 시간을 15% 단축할 수 있다.
도로 위 차량 통행량에 따라 신호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은 이미 일부 소규모 교차로에 적용돼 있으나, 실제로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로 한 쪽의 통행량이 개선되면서 다른 곳에서 차량이 밀리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ETRI 연구진은 클라우드 기반 분산처리 기술을 활용해 200개 이상의 대규모 교차로의 통행량을 함께 계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전·세종시와 티맵에서 제공 받은 도로 지도, 1500개 이상의 교차로 신호 체계를 바탕으로 800여개의 카메라 영상 정보를 함께 분석했다. 자체 개발한 교통 시뮬레이션 데이터 생성 기술을 활용해 오차율 10% 미만의 교통량 추정 기술도 적용했다.
특히 도로 위 차량뿐 아니라 보행자의 통행 데이터도 함께 분석해 최적화율을 높였다. 보행자도 교통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지만, 기존 교통 최적화 시스템에서는 보행자의 데이터는 활용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보행자의 통행 시간을 보장하면서도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신호의 순서와 주기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연구진은 대전 유성구의 교차로 10곳의 신호등에 UNIQ 시스템을 적용해 실증 실험도 했다. 교차로에 설치된 카메라에서는 교차로 방향별 도로 교통 상황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는 중앙 클라우드 서버(IDC)로 보내 분석하게 했다. 차량이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과 차량 종류, 보행자를 감지해 신호를 유동적으로 제어하게 했다.
그 결과 교통 혼잡을 개선하고 교통 혼잡을 줄이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로 통과 시간은 10% 이상 향상됐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최대 15%까지 효과가 나타났다. 대규모 도로 신설, 시설 건축 같은 환경 변화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 교통 정책 수립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정문영 ETRI 스마트데이터연구실 책임연구원은 “행정관청의 이전이나 건물 입점 같은 외부 환경요인의 변화에 따른 교통량 변화,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추가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수 대전시 교통정책과장은 “교통 신호체계의 변경은 도심 교통 혼잡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교통흐름 개선을 위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교통 관련 기업체와 스마트교차로 사업 기업에 관련 기술을 이전해 내년 중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