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준석 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메타 렌즈 웨이퍼./포스텍

국내 연구진이 광학 부품의 크기와 두께를 줄일 수 있는 메타렌즈의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메타렌즈는 카메라는 물론 라이다(LiDAR)와 초소형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만큼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노준석 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와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메타 렌즈 대량 생산과 대면적 제조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Laser and Photonics Reviews)’에 게재됐다.

메타 렌즈는 빛을 자유롭게 제어하는 나노 인공 구조체로, 특히 근적외선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메타 렌즈를 손톱 크기로 제작하는 데에 수천만 원이 들어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빛으로 실리콘 웨이퍼 위에 패턴을 입히는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방식을 활용했다.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더 정교하고 세밀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파장이 짧은 심자외선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선택했다.

앞서 연구팀은 심자외선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으로 가시광 영역의 메타 렌즈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존 공정 방법으로는 적외선 영역에서 효율이 낮았는데, 연구팀은 적외선 영역에서 높은 굴절률을 보이는 물질을 개발해 공정에 적용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물질을 활용한 공정에서 1㎝의 대면적 적외선 메타 렌즈를 8인치 웨이퍼 단위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메타 렌즈는 빛을 모으는 성능인 개구수가 0.53으로 매우 높았다. 원통형 구조로 편광에 독립적인 특성을 가져 빛의 진동 방향과 무관하게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이 제시한 또 다른 전략은 몰드를 사용해 나노 구조체를 찍어내는 ‘나노 임프린팅(Nano Imprinting)’ 공정이다. 이 공정을 활용해 직사각형 나노 구조체 수억 개로 구성된 지름 5㎜의 메타 렌즈를 4인치 웨이퍼 단위로 양산했다. 이 렌즈 역시 개구수 0.53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생산한 메타 렌즈로 양파 표피를 관찰하는 고해상도 이미징 시스템을 구현해 상용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로 메타 렌즈를 하나씩 생산하는 기존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 가격을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용도에 따라 광학 기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준석 교수는 “고성능 메타 렌즈를 웨이퍼 단위로 정밀하고 빠르게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메타 렌즈 산업화를 가속화하고 효율적인 광학 기기와 광학 기술 발전이 촉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포스코의 지원을 받았다.

참고자료

Laser and Photonics Reviews, DOI: https://doi.org/10.1002/lpor.2023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