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소재분석연구부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상변화를 이용한 2차원 전이금속 디칼코젠(TMD) 반도체 물질./KBSI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2차원 반도체 물질 연구의 난제를 풀 방법을 제시했다. 문제로 꼽혔던 반도체와 금속 물질에서 발생하는 높은 접촉저항을 상 변화로 해결해 고성능 반도체 소자 제작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희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소재분석연구부 책임연구원과 정연웅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공동연구팀은 2차원 전이금속 디칼코젠(TMD) 반도체 물질 간의 상변화로 이상적인 수평 금속-반도체 접촉을 형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TMD는 전이금속 ‘M’과 칼코젠 원소 ‘X’가 ‘MX2′ 구조식을 지닌 물질로, 그래핀과 유사한 층상구조를 가진 2차원 화합물을 말한다. TMD는 우수한 물리·화학·전기적 특성으로 실리콘 소자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2차원 반도체 물질과 3차원 금속전극 사이에 높은 접촉저항이 발생해 실제 반도체 소자로 상용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2차원 TMD 물질인 백금에 각각 셀레늄과 텔루륨을 합쳐 상변화를 통한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해 ‘금속-반도체-금속’ 구조의 2차원 반도체 소자 제작에 성공했다. 화학기상증착법은 화학물질을 포함하는 가스에 열이나 빛으로 에너지를 가하고 고주파로 플라스마화를 한 뒤 원료물질을 기판 위에 흡착하는 상변화를 이용한 방식이다.

새로 개발한 반도체 소자는 기존 금속전극과 3차원 접촉으로 이뤄진 반도체 소자보다 훨씬 낮은 접촉저항 값을 보이고, 작동효율도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다양한 2차원 물질로 반도체와 금속전극 사이 접촉 계면을 형성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을 제시해 접촉저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정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도체 물성과 금속 물성을 갖는 2차원 물질의 상변화를 이용했다”며 “2차원 수평 접합 구조로 기존 3차원 접촉으로 발생한 접촉저항을 낮춰 고성능 반도체 전자 소자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석 책임연구원은 “금속-반도체 물질 사이 상변화와 수평 접합 구조 반도체 소자의 관찰에는 투과전자현미경의 역할이 중요했다”며 “KBSI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첨단연구 장비와 연구인력이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 같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분야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앞으로도 많은 이바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BSI와 서울대, 동아대,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오스틴 텍사스대, 스웨덴 린네대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성과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지난 14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Nano Letters, DOI: https://doi.org/10.1021/acs.nanolett.3c03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