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5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공식 웹사이트 세파 뉴스가 가엠(Ghaem)-100 우주발사체가 비공개 위치에서 발사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파 뉴스

이란이 고체 우주발사체로 지금까지 발사된 이란 위성 가운데 가장 높은 우주궤도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데 성공했다.

21일 이란 관영 IRNA통신과 AFP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가 20일(현지 시각) 이란의 첫 3단 고체 연료 발사체인 카엠-100에 지구관측 위성 소라야를 실어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사된 위성은 무게가 47kg에 해당하는 초소형 위성으로 지구 저궤도에 해당하는 750km 상공에 배치됐다. 이란이 위성을 이렇게 높은 궤도에 올린 것은 처음이다. IRNA는 “이란이 500km 이상의 궤도에 위성을 성공적으로 배치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란혁명수비대 측은 “이 위성이 과학과 국방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이란의 우주 탐사와 기술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사 자레푸어 이란 통신부 장관은 위성 발사 직후 IRNA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위성이 이란 우주 산업에서 ‘위대한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자레푸어 장관은 “이란을 위협하는 적국에게 이란이 항공 우주에 대한 권리와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란이 위성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다는 다른 나라 기관의 확인은 아직 없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이란이 핵탄두를 실어 나를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인공위성과 연계한 로켓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항공우주 부문에 여러 차례 제재를 가했다. 미국은 이번 발사가 이란에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도가 전혀 없다”며 “이란의 항공우주 프로그램은 순전히 평화적이고 방어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독자적인 우주개발을 추구할 권리가 과학 기술 발전의 신호라며 옹호해왔다.

이란은 2015년 6개국과 체결한 핵 합의에서 미국이 탈퇴한 2018년 이후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아왔다. 이 협정은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고 국제사찰을 허용하는 대가로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란은 미국이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우라늄 농축을 더 높은 수준으로 재개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은 허용하고 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유엔 제재는 지난해 10월 만료됐다.

이란의 이번 위성 발사는 수 차례 위성 발사 시도가 실패를 겪은 뒤 거둔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이란은 2009년부터 액체발사체인 사피르와 시모르그로 위성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최근 문제를 겪었고 시모르그는 발사가 5차례 연속 실패하기도 했다.

이란은 2013년에는 원숭이를 우주로 발사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동물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이유는 향후 유인 임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이란은 지난 2020년 4월에는 2단형 고체 연료 발사체인인 카세드에 최초 정찰위성인 누르(페르시아어로 빛)-1을 우주 궤도에 성공적으로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