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실증하고 있는 공장의 모습. 연구진은 근로자의 몸에 센서를 부착하지 않고도 디지털 환경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예방을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 4차 산업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스마트공장의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수웅·김병학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경본부 수석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14일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작업자-로봇 공존 환경 실시간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에 실제와 같은 공간이나 물체를 만들어 고장 관리, 교육, 분석, 연구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4차 산업 시대에 활용될 스마트공장의 운영에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장비의 유지보수, 고장 예측은 물론 작업자의 위치와 행동에 따른 설비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안전 사고를 막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금도 작업자에게 센서를 붙여 사람과 로봇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기술은 개발돼 있다. 그러나 센서를 붙이지 않고도 사람과 로봇이 한 공간에 있는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뤄지지 않은 연구다.

생기연 연구진은 작업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로봇,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을 융합했다. 위험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진단해 작업자가 안전하게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라이다(LiDAR) 센서를 공장 내부에 설치하고, 작업자의 위치를 인식하는 AI를 적용했다. 컴퓨터 시스템에 3차원(3D) 작업자의 데이터를 만드는 생성형 AI 모델을 사용해 로봇, 작업자, 작업환경을 디지털화하고 실제 제조 현장과 실시간 연동하도록 했다.

또 협동로봇의 안전 요구사항에 관한 국제표준(ISO/TS15066) 내용을 반영해 사람과 협업 가능한 갠트리형 협동로봇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동하는 협동로봇과 작업자 간 거리를 관찰하면서 충돌 위험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로봇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작업자의 위험이 감지되면 디지털트윈 환경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봇이 작업자에게 접근하는 속도를 조절하거나 스스로 정지한다.

연구진은 복합재료제품 전문기업의 제조현장에 실증공간을 구축하고, 개발된 기술을 부품 후처리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수웅 수석연구원은 “국내외 제조현장에서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협동로봇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만큼 안전 관련 이슈도 늘고 있어 개발된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제조공정, 나아가 서비스·의료분야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