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신소재 발굴 인공지능(AI) GNoME로 예측한 신소재 구조. 파란 점은 바륨, 회색 점은 니오븀, 녹색 점은 산소를 의미한다./재료프로젝트,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AI) 알파폴드 출시하며 과학계에 AI붐을 몰고 온 구글 딥마인드가 신소재 개발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공개했다. AI로 태양전지에 사용할 수십만개의 소재 후보를 예측하고, 자동 실험 로봇으로 직접 검증까지 하는 방식이다.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전자, 배터리 분야에서 뛰어난 성능의 소재 발굴에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29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AI를 이용해 태양전지용 신소재 38만1000개를 새롭게 발견했다”며 “대부분은 그간 우리가 가졌던 화학 지식에서는 나올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신소재 발굴 AI를 개발하기 위해 ‘재료 탐색 그래프 네트워크(GNoME)’ 모델을 활용했다. 이 방식은 그래프를 기반으로 각 요소들 사이의 숨겨진 관계를 찾아내는 찾는 데 특화돼 있다. 가령 같은 원소로 구성된 물질에서 비율 변화에 따른 성능 변화 그래프를 분석하고 여러 그래프를 비교해 최적의 성능을 가진 신소재를 찾는 방식이다.

GNoME는 소재 데이터베이스(DB)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했다. 그 결과 이미 개발된 소재의 재료 비율을 조정한 220만개의 태양전지용 소재가 새롭게 발견됐다. 여기에 안정성과 결정 구조를 고려해 최적의 태양전지용 신소재 후보 물질 38만1000개를 확인했다. 단백질 구조 예측 AI인 ‘알파폴드’가 수개월 이상 걸리던 단백질 구조 분석을 수일 이내로 끝낼 수 있게 돕는 것처럼 재료과학 분야에서도 후보 물질 탐색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태양전지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전자제품도 신소재를 이용해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며 “신소재 발굴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십만개에 달하는 신소재의 성능 실험에 걸리는 시간을 해결하기 위해 자동 실험 장치도 도입했다. ‘A-Lab’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가 개발한 최첨단 로봇 시스템이다. AI의 발전으로 빨라지는 후보 물질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실험을 계획하고 수행할 수 있다. 실험 결과도 자체 해석할 수 있다.

딥마인드와 LBNL 공동 연구진은 두 가지 시스템을 결합해 태양전지용 신소재 발굴에 나섰다. GNoME에서 예측한 신소재 구조를 A-LAB에 학습했다. A-LAB은 3만개 이상의 소재 합성법을 분석해 최적의 합성법을 제안했다. 41개의 신소재를 합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7일에 불과했다. 과학자들의 연구 속도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41개 중 17개의 신소재를 합성하는 데는 과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로봇 시스템으로는 하기 어려운 복잡한 과정을 사람이 보완하는 방식으로 인간과 로봇이 협업했다.

딥마인드는 GNoME의 작동 원리와 예측한 신소재 구조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앞으로 A-LAB를 이용한 합성도 이어갈 예정이다. 연구진은 “우리가 만든 기술을 숨긴다면 과학계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며 “AI와 로봇공학을 결합한 이 방식은 세상을 바꿀 새로운 지식과 정보의 범위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Nature,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3-06734-w

NAture,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3-067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