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클리네이션 광공진기에서 소용돌이 나노레이저가 발진되는 모습의 개념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고효율·고성능 초소형 나노레이저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광통신이나 양자통신의 효율을 높이는 데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홍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와 키브샤 호주국립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초소형 나노레이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게재됐다.

광학 분야의 가장 큰 이슈는 빛의 특성을 완벽히 제어할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빛에서 회전하는 운동량을 의미하는 각운동량을 조절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각운동량이 다른 빛을 이용해 통신을 하면 동시에 송출되는 데이터의 양을 늘릴 수 있어 대용량 광통신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 각운동량을 갖는 레이더 광원은 수십㎛(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수준으로 구조가 크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레이저가 발진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입력하는 에너지의 양을 ‘문턱값’이라고 하는데, 이 문턱값이 낮은 초소형 레이저 장치를 구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렵게 만들어도 각운동량이 없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독창적인 광공진기를 설계해 문제를 풀었다. 광공진기는 레이저 빛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빛을 가두는 장치를 말한다.

연구팀은 인공 결정체에서 원자의 위치에 원자 대신 공기구멍을 넣는 방법으로 새로운 레이저 구조인 ‘디스클리네이션 광공진기’를 개발했다. 디스클리네이션은 결정 속의 원자배열에 일어나는 교란을 말한다. 이렇게 만든 장치에서는 레이저에서 나오는 빛이 시계 방향이나 그 반대로 돌아가는 소용돌이 형태의 나노레이저로 구현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공진기는 크기가 학계에 보고됐던 것에 비해 3.75배 작가, 레이저 효율은 24배 증가했다.

박홍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디스클리네이션 공진기라는 새로운 레이저 구조를 개발하고 초소형 소용돌이 나노레이저를 처음 선보인 데 의의가 있다”며 “새로운 나노레이저는 편광 특성까지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어 새로운 고집적 광자·양자회로 연구에 그 가치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Nature Photonics, DOI : 10.1038/s41566-023-013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