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용하면 방사선 피폭량을 제공하는 콘텍트렌즈와 장기간 우주에서 생활하는 우주인의 장내 미생물로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을 창업아이템으로 제시한 국내 2개 스타트업이 국내 제약사 보령(003850)이 발굴하고 육성하는 우주 헬스케어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최학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팀과 김장근 미국 코넬대 의대 교수팀도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보령은 28일 우주 헬스케어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마련한 ‘휴먼인스페이스(Humans In Space·HIS)’ 챌린지 최종 수상자로 국내 스타트업 파프리카랩(Paprica Lab)과 바이오뱅크힐링(Bio Bank Healing)을 포함해 7개 기업과 5개 연구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HIS 챌린지는 지난해 ‘케어인스페이스(Care In Space·CIS) 챌린지’에 이어 보령이 우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CIS 챌린지가 우주 헬스케어 분야만 다뤘다면, HIS 챌린지는 우주 장기 체류와 관련해 인체 건강과 체류 환경 개선, 지구 문제 해결에 대한 우주 환경 활용까지 다양한 분야로 범위를 넓혔다.
올해 HIS 챌린지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 31개국의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연구진이 지원했다. 심사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렵우주청(ESA), 스페이스X 등 주요 우주 기관과 기업 소속 연구진이 위원으로 참가했다.
스타트업 부문에서는 총 7개 기업이 선정됐다. 한국 스타트업은 두 곳이 포함됐다. 한국의 스타트업 파프리카랩(Paprica Lab)은 콘택트렌즈와 피부 패치로 방사선을 측정하는 장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진단해 우주 생활에 도움을 주는 한국 스타트업 바이오뱅크힐링(Bio Bank Healing)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인공 망막 관련 특허를 보유한 람다비전(Lambda Vision)과 함께 미국 기업 4곳, 이스라엘 기업 1곳이 수상자에 포함됐다.
연구진 부문에서도 수상자 5개팀 중 2개팀이 한국팀이다. 근적외선 형광을 이용해 사람의 스트레스를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인 최학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팀과 우주 환경에서의 면역 변화를 연구하는 김장근 미국 코넬대 의대 교수팀이 주인공이다.
이외에 미세중력 환경의 뇌 기능 저하를 연구하는 알리슨 무오트리(Alysson Muotri)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교수와 데본 런딘(Devon Lundine)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MSK) 암센터 박사후연구원, 루크 휴즈(Luke Hughes) 영국 노섬브리아대 교수가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7개 스타트업은 각 10만 달러(1억3000만원)를, 5개 연구팀은 각 3만 달러(39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일부 수상팀은 보령과 협력하고 있는 미국 우주 기업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의 임무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실험을 진행할 기회를 얻는다.
보령은 수상자들에게 연구 지원금뿐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십과 후속 투자에 대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부 스타트업은 보령과 액시엄스페이스의 추가적인 검토를 거친 뒤 내년 액시엄스페이스와의 임무를 함께 할 예정이다.
보령은 HIS 챌린지를 통해 글로벌 우주의학과 우주 인프라 개발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최대 규모 우주 산업 콘퍼런스 ‘어센드(ASCEND)’에서 HIS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보령은 앞으로 HIS 프로그램을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임동주 보령 NPI그룹장은 “올해 수상팀들은 기술적 중요도와 참신성, 실현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면밀히 검토해 선정했다”며 “유망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 연구인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기반으로 HIS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