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큐브위성 '옵저버 1A' 임무 개념도./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한국 우주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자체 개발한 상용 큐브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상업적으로 쓰이는 큐브위성을 우주 스타트업이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자체 개발한 큐브위성 ‘옵저버 1A’를 한국 시각으로 12일 오전 3시 49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Falcon9)’에 실어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소형위성 113개를 한 번에 쏘아 올리는 승차 공유(Ride Share) ‘트랜스포터-9(Transpoter-9)’ 임무로 수행됐다.

나라스페이스에 따르면 옵저버 1A는 팰컨9에서 사출된 지 1시간 20분 정도 만에 비컨(Beacon) 신호 송신과 양방향 통신에 성공했다. 비컨 신호는 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지구 궤도 어디쯤인지 위치를 알리는 일종의 ‘생존 신호’다.

옵저버 1A는 위성영상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나라스페이스의 자체 개발 큐브위성이다. 무게는 25㎏, 가로·세로는 각각 20㎝, 높이 40㎝로 총 16U(유닛·1U는 10㎤ 큐브위성을 의미) 크기다. 옵저버 1A는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아 하루에 한반도 상공을 2~4번 지나친다. 다만 탑재체인 광학카메라 특성상 낮에만 촬영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반도는 하루 1~2번 정도 관측할 수 있다.

옵저버 1A는 525㎞ 상공에서 지구를 광학카메라로 촬영해 1.5m 수준의 물체를 식별한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영상 보정을 거치면 0.5m 물체까지도 볼 수 있다. 우주에서 소형차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이며, 위성 영상을 분석해 군사·금융·환경·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나라스페이스는 빅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이미지를 제공하는 ‘어스페이퍼’ 서비스도 제공한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연구원들이 큐브위성 '옵저버 1A'와의 교신 성공 후 환호하고 있다./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나라스페이스는 총 3년에 걸쳐 옵저버 1A를 개발했다. 옵저버 1A는 올해 8월 패킹(Packing) 작업을 거쳐 큐브위성을 담는 사출관에 들어가기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먼저 향했다. 이후 올해 9월 말 트랜스포터-9 임무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반덴버그 공군 기지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스페이스는 내년 상반기 옵저버 1A의 쌍둥이 큐브위성 ‘옵저버-1B’를 발사한다. 또 내년 말에는 부산광역시와 함께 개발하는 미세먼지 관측 위성 ‘부산샛’을, 2025년에는 동영상 위성 ‘오라클’을 발사할 계획이다. 나라스페이스는 이번 큐브위성 발사 성공을 시작으로 향후 5년 안에 위성 100기 이상을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옵저버 신호 수신 성공으로 우주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스페이스 헤리티지’(우주 발사 성공 경험)를 획득하게 됐다”며 “옵저버가 안정적으로 우주에 안착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옵저버를 최초 개발하는 데는 3년이 걸렸지만, 같은 위성을 추가로 1기 만드는 데는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계속 위성을 발사해 초소형 위성 분야 글로벌 넘버원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옵저버 1A는 지구 궤도에 안착한 뒤 약 한 달간의 시운전을 거쳐 임무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