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적은 전력으로도 대용량의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했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는 초저전력 반도체 구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준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핀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8일 박세영 숭실대 물리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양소재를 이용해 초저전력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챗GPT를 포함해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용량 정보 처리가 활발해지면서 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 1곳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은 연간 25기가와트 수준으로 4인가구 6000세대가 사용하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전력 반도체로는 스핀 메모리가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보다 전력 사용량이 적고 대용량 정보를 처리하는 데도 적합해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전류, 전압을 이용해 양자 소재의 물성을 제어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상용화는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다.
KIST 연구진은 2차원(2D) 양자소재를 쌓아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양자소자를 결합해 '강자성체-강유전체' 적층 구조를 만들고 이를 반도체 소자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2D 강자성체와 강유전체를 쌓아 5V(볼트)의 낮은 전압을 걸자 강자성체의 스핀 방향을 바꾸는 데 필요한 자기장의 세기가 7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핀은 전하와 함께 전자를 구성하는 요소로 기존 반도체는 전하만을 이용해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반면 스핀을 함께 이용하면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연구진은 낮은 전압을 걸었을 때 강유전체의 구조 변화가 강자성체의 스핀 특성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전압에 따라 강유전체의 격자 구조가 팽창하면서 강자성체의 자기이방성이 바뀐 것이다. 자기이방성은 자성체의 축 방향에 따라 자성을 띠는 정도가 달라지는 성질로, 이를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의 전류 신호처럼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반도체는 기존 기술보다 3분의 1수준의 자기장으로도 스핀 정보를 제어할 수 있었다. 양자소재를 활용한 초저전력 반도체 소자 개발에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최준우 책임연구원은 "양자소재를 활용한 초저전력 차세대 메모리 핵심 요소 기술을 확보하면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 우위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9월 12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413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