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의 연산 성능을 결정하는 큐비트의 개수가 1000개를 돌파했다. 1000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기준으로 이를 달성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양자컴퓨터 개발 스타트업 아톰컴퓨팅은 24일(현지 시각) 1180개 큐비트로 작동하는 차세대 양자컴퓨터 기반기술(플랫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롭 헤이 아톰컴퓨팅 최고경영자(CEO)는 “고유한 원자 배열 기술로 큐비트의 빠른 확장이 가능했다”며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기 위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아톰컴퓨팅은 2018년 설립돼 중성원자를 사용하는 스핀 기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스핀 기반 양자컴퓨터는 원자가 갖는 고유한 물리량인 스핀을 정보로 처리해 연산을 하는 방식으로 많은 수의 큐비트를 구현하는 데 장점을 갖고 있다.
아톰컴퓨팅은 스핀 기반 양자컴퓨터로 1000큐비트를 달성한 것은 물론 정보 유지 시간을 40초로 늘렸다. 일반적으로 50큐비트 이상의 양자컴퓨터는 1초에 1000조번의 계산이 가능한 수준을 성능을 내는 만큼 이론적으로는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다. 이외에도 양자컴퓨터의 가장 큰 한계인 양자오류를 감지하는 기술도 개발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아톰컴퓨팅이 1000큐비트 달성에 성공하면서 큐비트 개수를 늘리기 위한 양자컴퓨터 기술 연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IBM은 지난해 5월 양자컴퓨터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고 올해까지 1000큐비트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IBM이 지난해 발표한 양자 연산장치(프로세서)는 433큐비트 수준이다.
한국도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부터 2031년까지 9960억원을 투입해 1000큐비트 성능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헤이 CEO는 “양자컴퓨터는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기술”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수의 큐비트, 양자오류 제어, 긴 정보 유지 시간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