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내년 말까지 수원신갈TG 앞 교통광장 부지에 1만㎡ 규모의 도시 숲을 조성한다./용인시 제공

‘도시설계’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현대 도시에서 발생하는 도시의 문제들은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개발 규모도 커지면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리정보·녹지·공원 등 다양한 도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인간의 지능만큼 진화하면서 도시설계에 효과적인 협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때로는 AI가 인간 설계자를 능가하는 도시 계획을 수립하는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쳐 컴퓨테이셔널 사이언스’에 따르면 리용 중국 칭화대 정보과학기술 교수 연구팀은 AI 기반 도시 계획 시스템이 인간 전문가를 능가하는 도시설계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역사적으로 도시는 다양하고 복잡한 지리와 각종 변수들의 총체로 이뤄진 거대한 시스템이다. 토지 정보, 학교·병원·사무실 건물 등 도시 데이터들이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고 더욱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도시나 신도심을 재설계할 때 효과적인 공간 계획은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결정한다. 토지 이용, 건물과 도로 구성 등에 대한 해결 과제가 많아 인간 설계자는 수차례의 분석과, 재설계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신도시 개발 규모가 커지면서 고려해야 할 각종 변수가 증가해 설계 복잡성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설계자가 보다 도시설계에 창의적이고 개념적으로 집중할 시간이 부족해, 공간 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는다는 제약이 있다.

연구팀은 인간 설계자의 업무 피로도를 줄이고, 보다 계획적인 설계 도면을 만들기 위해 AI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AI 시스템에 다양한 도시 데이터를 입력, 기계학습을 통해 강화시켰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토지 사용과 도로 배치를 생성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AI로 시민들이 걸을 때 혹은 자전거로 갈 때, 15분 이내 필수 서비스 시설에 도달할 수 있는 ‘15분 도시’를 설계하도록 했다. 연구원들은 또 인간 설계자가 공원, 녹지, 자전거 도로와 각종 오락 장소 등 좋은 디자인으로 여겨질만한 특징을 뽑은 각종 요소들도 AI에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개발한 AI는 인간 설계자가 도시 계획할 때보다 약 3000분의 1까지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AI 시스템이 수행한 공간 토지 및 도로 레이아웃 설계가 인간 설계자가 생성한 레이아웃을 거의 50% 능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AI 설계 계획이 인간 설계자가 구상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우수하다고 전문가들이 봤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로 연구팀은 AI가 인간 설계자의 도시설계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용 리 연구원은 “AI를 통해 인간은 지나치게 집약적인 노동 시간에서 해방될 수 있으며 각종 개념화 작업이나 종합 평가와 관련된 보다 본질적인 작업에만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인간 설계자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용 리 연구원은 “도시 계획 과정에서의 복잡성과 번거로움이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 설계자를 AI로 대체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공간 계획을 위한 통합된 인간과 AI 협력 모델을 제안하며, 인간 전문가는 중심과 축을 사용해 도시의 개념 계획을 생성하고 AI가 각종 최적화를 위한 공간 레이아웃 작업에 쓰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Computational Science(2023) DOI: https://www.nature.com/articles/s43588-023-005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