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위드브룩 자나두 CEO가 11일 서울 성북구 KIST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CEO는 초전도, 광 기반 등 다양한 양자컴퓨팅 방식에 나눠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KIST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찾으러 지난달 북미를 방문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혁신 기업들을 둘러본 구 회장의 목적지 중 하나는 캐나다의 양자컴퓨팅 기업인 자나두(Xanadu)였다. 자나두는 광 기반 양자컴퓨팅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구 회장이 자나두의 광 기반 양자컴퓨팅 장비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사진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난달 캐나다에서 구 회장을 직접 만나 크리스티안 위드브룩(Christian Weedbrook) 자나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LG와의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있다"며 "이미 자나두는 혼다, 폭스바겐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고, 양자컴퓨팅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기업과의 협업은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CEO는 KIST를 비롯해 한국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여러 기업과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KIST를 방문한 이날은 KIST가 주도하는 양자오류정정 국제공동연구센터에 참여하기로 하고 킥오프 회의를 진행했다.

자나두는 미국 구글과 중국과학기술대(USTC)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양자 우위를 달성한 양자컴퓨팅 기업이다. 양자우위는 양자컴퓨팅 성능이 고전적인 슈퍼컴퓨터의 이론적인 최고 성능을 넘어서는 지점을 말한다. 양자컴퓨팅 상용화를 위해 달성해야 할 핵심 마일스톤의 하나다. 자나두는 기업가치가 1조3000억원에 달하고 160여명의 전문가가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세계적인 양자컴퓨팅 기업이 한국을 연구개발의 핵심 파트너로 여긴다는 건 그만큼 한국의 양자 기술과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KIST 관계자는 설명했다.

크리스티안 CEO도 "한국은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자나두는 이미 여러 국가와 협력하고 있지만 한국과의 협업은 더욱 확대하려고 한다"며 "한국의 여러 연구기관과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공동 연구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자나두 연구소에서 크리스티안 위드브룩 자나두 CEO에게 양자컴퓨팅 관련 실험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LG

실제로 이날 KIST에는 크리스티안 CEO를 만나기 위해 국내 양자 관련 여러 기관과 기업 관계자가 모습을 보였다. 한국양자정보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완 고등과학원 부원장을 비롯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현대자동차 관계자도 참석했다.

크리스티안 CEO는 양자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자나두를 직접 방문해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안 CEO는 이 점을 언급하며 "정부가 학술적인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줘야 우리 같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안 CEO는 다양한 방식의 양자컴퓨팅에 모두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는 조언도 했다. 한국은 최근 초전도와 중성원자 방식의 양자컴퓨팅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자나두가 키우고 있는 광 기반 양자컴퓨팅은 국내에서는 아직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이 덜하다.

크리스티안 CEO는 "다양한 양자컴퓨팅 방식 가운데 어떤 방식이 최종적인 승자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며 "한 가지 방식에 올인하기보다는 가능성이 높은 여러 방식에 나눠서 투자를 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컴퓨팅 상용화의 핵심 기술인 오류정정이 쉽고, 기존의 생산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광 기반도 중요한 선택지의 하나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