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 광촉매를 개발했다. 기존보다 효율도 135배 높아 향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고효율 광촉매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해 기준 420ppm을 넘어서면서 10만 년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유럽에선 가뭄으로 200억달러(25조4000억원) 규모의 경제 피해가 발생했고, 한반도에선 115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등 세계 각지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세계경제포럼은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변환하는 ‘태양광 화합물’을 2020년 10대 유망기술로 선정했다. 특히 광촉매의 기상 반응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해 연료로 사용하는 미래 화학산업의 주력 기술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가시광선 흡수와 전하 전달 속도가 떨어진다는 문제로 고효율 광촉매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이산화타이타늄으로 이뤄진 상용화 태양광 광촉매 ‘P25′에 가시광 흡수가 우수한 은 나노입자 조촉매를 붙이고 루테늄 도핑으로 전하 전달 성능을 개선한 고효율 광촉매를 개발했다. 조촉매는 촉매의 활성을 높이거나 촉매로 일어나는 반응을 변화시키기 위해 첨가하는 성분을 말한다. 또 과산화수소 처리로 광촉매 표면에 이산화탄소가 잘 붙도록 개선해 기상 반응에서 나타나는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P25 구조에 축적된 전자가 나노입자 조촉매로 전달돼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입증했다. 은 나노입자 조촉매와 루테늄 도핑을 분석해 높은 효율로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바꾸는 최적의 조성을 밝혔다. 광촉매 표면에 흡착된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해 과산화수소로 염기화된 광촉매 표면이 산성을 띠는 이산화탄소를 잘 흡착하는 것을 입증했다. 새로 개발한 광촉매의 메탄 생산량은 기존 광촉매보다 135배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인수일 교수는 “새로 개발한 광촉매는 가시광 흡수와 이산화탄소 흡착, 전자 전달 성능을 동시에 개선한 제품으로 현재 상용화된 광촉매보다 135배 많은 양의 메탄을 만든다”며 “24시간 장기 운전에도 96% 이상의 안정성이 유지되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카본 에너지(Carbon Energy)’에 지난달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Carbon Energy, DOI: https://doi.org/10.1002/cey2.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