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진 지난해 8월 경기 광주시 퇴촌면 우산천변 도로 일부가 거세진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있다./뉴스1

국내 연구진이 홍수가 발생했을 때 하천을 실시간 영상으로 감시해 재난에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사물인터넷(IoT)과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재난피해에 대응하는 실시간 하천재해 관리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호남지방과 중부내륙에서는 지난 몇 년간 여름철 폭우로 재난피해가 발생했다. 하천 홍수범람으로 인명·재산피해가 증가하고, 하천환경과 생태계 변화도 발생했다. 하지만 기돈 하천재난 대응은 상류 댐 방류 시 알림이나 홍수 발생 시 관계자가 직접 하천에서 통제하는 수준이다. 특히 소하천이나 도시 외의 지역은 이조차도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하천 내 수위와 유속, 유량을 감시하고, 홀로렌즈와 디지털 트윈으로 홍수가 난 하천을 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제 하천에 테스트베드를 설치하고 시범사업을 진행해 기술 적용성과 가능성을 검증했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폐쇄회로(CC)TV와 같은 영상 장치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영상으로 수위와 유속, 유량은 물론 사람과 차량도 인식할 수 있다. 영상 장치에는 IoT를 적용해 실시간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고글 형태의 원격제어 장치인 홀로렌즈로 홍수에 대한 원격 감시 성능을 향상했다.

디지털 트윈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하천이나 과거 피해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상공간을 만드는 데 활용됐다. 가상홍수도 재현할 수 있어 50년·100년 빈도 홍수 데이터로 홍수 시나리오를 시각적으로 만들어낸다. 홍수 시 대상 하천 내 부지, 도로 등 사람이 이용하는 곳에 발생하는 재해를 가상공간에서 미리 경험할 수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연구팀이 개발한 홍수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가상 홍수를 재현한 모습./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팀은 향후 가상공간에서 발생한 다양한 홍수 상황을 모니터링 시스템과 연계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피해 상황을 예측할 예정이다. 예상치 못한 홍수로 수위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디지털 트윈으로 피난처를 확인하고 사람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알림을 보낼 수 있다. 또 유튜브에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재난 상황과 대피 장소에 대한 정보를 영상으로 확인하게 할 계획이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실시간 하천재해 관리기술은 하천공학과 첨단기술의 융합적 연구로 향후 홍수 대응을 위한 디지털 트윈 적용 분야로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한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방지 이슈에 대응하고 홍수로 인한 인명피해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건설연 기술사업화지원사업과 환경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테스트베드는 경북 예천군과 경남 김해시, 부산에서 운영 중이며, 향후 2025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