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순도의 파란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자에 쓸 수 있는 재료를 개발했다. OLED는 스마트폰, TV 디스플레이에 널리 활용되는 것은 물론 롤러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디지털 치료기기 같은 차세대 전자 장치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승협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김윤희 경상국립대 화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붕소계 지연형광 재료의 구조를 최적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갖는 진청색 OLED 소자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OLED는 첨단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소자로 화질이 선명하고 두께가 얇으면서 유연한 특성으로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폴더블과 롤러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OLED는 빨강, 초록, 파랑 등 3가지 색을 내는 광원을 이용하는 만큼 각각 소자의 효율과 수명을 높이는 것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특히 파란색 소자는 다른 색에 비해 효율과 수명이 낮고 순도를 높이기도 어려워 OLED 연구의 대표적 난제로 지목받고 있다.
KAIST 연구진은 진청색 OLED 소자를 만들기 위해 붕소계 지연형광 재료에 주목했다. 지연형광 재료는 전자를 내보내고 받는 별도의 구조가 있는 물질로 빛을 내는 시간이 지연되지만 높은 색 순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분자 구조의 특성 때문에 낮은 농도에서만 높은 색 순도를 낼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붕소계 지연형광 재료는 평평한 분자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분자가 쌓이는 구조로 강한 상호작용을 일으켜 높은 농도로 사용하면 색의 순도가 크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낮은 농도로 만들면 발광 효율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진은 붕소계 지연형광 재료의 합성 과정을 개선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분자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분자 구조를 구현해 색 순도와 효율을 높였다. 이번에 개발한 재료는 기존보다 효율이 3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 합성 수율도 개선해 상용화에 한층 더 나아간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유승협 교수는 “고효율의 진청색 OLED 기술의 확보는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완성하는데 필수적인 과제 중 하나”라며 “난제 해결에 있어 소재-소자 그룹 간의 체계적인 융합 연구와 협업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 5월 31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Science Advances,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f1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