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고성능 조립형 SSD 시스템 반도체 구조 모식도. /KAIST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를 사용하는 저장장치 SSD(Solid State Drive)의 수명과 성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조립형으로 개발한 SSD는 설계 용이성이 높아 반도체의 응답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동준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고성능 조립형 SSD 시스템 반도체 구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사용되면서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주요 저장장치인 고성능 SSD 제품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고성능 SSD는 내부의 구성요소들이 서로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결합형’ 구조의 한계로 성능을 극대화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기존 SSD의 상호-결합형 구조의 한계를 규명하고,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주로 활용되는 ‘온-칩’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SSD 성능을 극대화하는 ‘상호-분리형’ 구조를 제안했다. 온-칩 네트워크는 CPU와 GPU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쓰이는 칩 내부의 패킷-기반 연결구조를 말한다. SSD의 프런트 엔드(Front-end)와 백 엔드(Back-end) 설계의 상호 의존도를 줄이는 ‘조립형 SSD’를 개발했다.

조립형 SSD 시스템는 SSD 컨트롤러 내부와 플래시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기준으로 CPU에 가까운 부분을 프런트 엔드로, 플래시 메모리에 가까운 부분을 백 엔드로 구분된다. 연구팀은 백 엔드 플래시 컨트롤러 사이 데이터 이동이 가능한 전용 온-칩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성해 성능 감소를 최소화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SSD 구조는 플래시 변환 계층의 일부 기능을 하드웨어로 가속해 플래시 메모리가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상호-분리형 구조는 프런트 엔드와 백 엔드 설계를 독립적으로 수행해 조립형만의 설계 용이성을 가진다. 조립형 SSD는 기존 시스템보다 응답시간이 31배 빠르고, 수명은 기존보다 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SSD가 가지는 구조적 한계를 규명했다는 점과 CPU 같은 시스템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온-칩 네트워크 기술로 하드웨어가 능동적으로 필요한 일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상호-분리형 구조는 수명을 연장하는 SSD 구조로, 가치가 성능에만 국한되지 않아 다양한 쓰임새를 가진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삼성전자, 반도체설계교육센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컴퓨터 분야 국제학술대회 ‘제50회 국제 컴퓨터 구조 심포지엄(IEEE/ACM International Symposium on Computer Architecture)’에서 이달 19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