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방식보다 정밀도가 높은 스마트 시계 형태의 혈압 센서를 개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KAIST

국내 연구진이 혈압을 간편하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웨어러블 장치 형태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만큼 개인별 건강 상태 측정과 맞춤형 원격 의료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건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가톨릭대 의대와 공동 연구로 정밀한 혈압 측정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유연 압전 센서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혈압은 전반적 건강과 심혈관계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중요 지표로 꼽힌다. 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센서를 사용한 제품이 시중에서 판매되면서 혈압을 간편하고, 꾸준히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장치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광센서는 정확도에 한계가 있어 의료기기 수준의 인증 기준을 만족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공동 연구진은 광센서 대신 피부에 밀착해 미세한 맥박의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센서에서 수집한 맥박은 수학적 계산으로 혈압으로 변환할 수 있다. 센서는 초고감도 무기물 압전 박막을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두께로 단단한 기판에서 고온으로 열처리한 후 유연 기판에 입혀 만들었다. 압전 박막은 혈압에 따른 혈관의 압력 변화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로, 높은 정확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35명이 참가한 임상시험에서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에서 모두 자동전자혈압계 국제 인증 기준을 만족했다. 또 혈압 센서를 스마트 시계 형태로 만들어 혈압을 꾸준히 측정할 수 있게 했다.

이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혈압 센서는 정확하고 연속적인 혈압을 측정할 수 있어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헬스케어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패치 형태의 수면용 혈압 센서를 추가 개발해 창업을 통한 기술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지난달 24일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참고자료

Advanced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02/adma.202301627

이건재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