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준석 포스텍(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메타표면을 고굴절 재료로 간단히 프린팅하는 가공 기술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가시광선은 물론 자외선 영역까지 빛을 제어하면서 메타표면을 가공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프린팅 공정이 개발됐다. 반도체 분야 초격차의 원천 기술 중 하나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노준석 포스텍(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이 나노미터(㎚·10억 분의 1m) 단위 해상도의 메타표면을 고굴절 재료로 간단히 프린팅하는 가공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메타표면은 빛의 파장보다 작은 구조체를 주기적으로 배열한 인공물질로 원하는 파장의 빛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고, 매우 얇고 가벼워 반도체 분야에서 차세대 광소자로 평가받고 있다. 메타표면 구조체는 가시광선에서 자외선 영역으로 갈수록 빛의 파장이 짧아지기 때문에 초정밀 공정이 필요하다. 기존에도 극자외선 공정이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고해상도로 구현하기엔 속도가 매우 느려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메타표면 초정밀 공정 개발을 위해 지르코니아(ZrO2) 나노입자가 첨가된 고굴절 레진을 개발했다. 지르코니아는 내구성과 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인체에 무해한 세라믹 재료다. 생활에서 인공 치아로 쓰이기도 하지만, 광학적으로 높은 굴절률을 가져 광학 소자로도 활용된다. 또 전자기학 설계기술로 고성능 자외선 메타표면을 설계하고, 스탬프를 이용해 나노 소자 패턴을 웨이퍼 기판에 찍어내는 나노임프린트(NIL) 공정으로 메타표면을 구현했다.

새로 개발된 지르코니아 나노 복합재는 높은 ‘밴드갭(Band Gap)’을 가져 자외선이 흡수되지 않도록 제작된다. 메타표면 구조체를 만들 때 사용되는 나노임프린트의 몰드는 재사용이 가능해, 저렴한 가격에 빠른 공정속도로 구조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으로 구현된 메타표면은 자외선(325㎚)과 심자외선(248㎚) 파장에서 각각 72.3%와 48.6%의 빛 제어 효율을 보였다.

노준석 교수는 “메타표면의 실용적 제작 기술은 제어 가능한 빛의 파장 범위를 확대하고, 프린팅 방식의 빠른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고성능 메타표면의 저비용 생산을 통해 실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 Applications)’에 지난달 8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Light: Science & Appl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377-023-010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