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현주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전기화학-바이오 하이브리드 시스템. /KAIST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바꿀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기존 시스템보다 20배 높은 효율을 보여 산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현주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 공동연구팀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과 미생물 기반 바이오 전환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높은 효율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재자원화하는 방법이 고안되고 있다. 그중 전기화학적 방법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전환기술은 설비 운용이 간편하고, 태양력과 풍력을 사용한 전기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산화탄소 전환기술은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전환생성물로 탄소 1~3개 화합물을 사용해 제한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주로 일산화탄소와 포름산, 에틸렌과 같은 탄소 1개 화합물은 높은 효율로 생산되지만, 에탄올과 아세트산 같은 여러 개 탄소가 포함된 화합물은 많은 전자를 필요로 해 전환 효율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 전환기술을 연계했다. 이 시스템은 전기화학 전환반응이 발생하는 전해조와 미생물을 배양하는 발효조가 연결된 형태다. 전해조에서 이산화탄소가 포름산으로 전환되고, 발효조에 공급된 포름산은 커프리아비더스 네케이터라는 미생물의 탄소원으로 섭취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미생물에서 유래된 바이오 플라스틱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전기화학-바이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낮은 효율의 전기화학 반응과 미생물 배양 조건과의 차이로 생산성이 매우 낮거나 비연속적 공정에 그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생리적 호환 가능한 양극 전해액’을 개발해 미생물 생장을 저해하지 않고, 전기화학 반응이 충분히 일어나도록 했다.

전해액은 이산화탄소에서 만들어진 포름산을 포함한 상태로 발효조에 들어가 미생물 배양에 쓰인다. 이후 전해액은 다시 전해조로 들어가 남은 포름산을 흡수한다. 또 전해조와 발효조 사이 필터를 설치해, 미생물이 전해조로 흘러가지 않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세포 건조 중량의 83%에 달하는 높은 함량의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극 4㎠ 당 1.38g의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보였다. 기존 연구 대비로는 생산성이 20배 이상 증가했다. 이 시스템은 연속 배양이 가능해 향후 산업공정으로 응용할 수 있다.

이현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오 플라스틱뿐 아니라 다양한 화학물질 생산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탄소 중립을 위한 핵심기술로 많은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산화탄소 저감 촉매 및 에너지소자 기술 개발 과제’와 ‘불균일계 원자 촉매 제어 과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달 27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 자료

PNAS, DOI: https://doi.org/10.1073/pnas.2221438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