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광섭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개발한 리튬금속전지 구리 집전체 개발 모식도. /GIST

차세대 이차전지로 꼽히는 리튬금속전지의 충전 용량을 두 배 이상, 수명은 네 배 이상 늘린 집전체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집전체 제조 과정도 간단해 향후 충전 성능을 높인 전기차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엄광섭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구리 집전체(배터리 내부 음극과 양극에 전류를 공급하는 부분)에 대한 전기화학적 전처리로 리튬금속전지의 용량 유지율과 내구성을 향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는 양극에서 나온 리튬 이온을 방출해 전류가 흐르도록 하는 음극 소재로 흑연을 사용했다. 하지만 흑연은 내구성과 용량 측면에서 연구가 한계에 도달한 만큼, 최근엔 흑연을 리튬 금속으로 대체한 ‘리튬금속전지’에 대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리튬금속전지는 이론상으로 리튬이온전지보다 10배 높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가 높은 차세대 이차전지로 평가받고 있다.

리튬금속전지를 개발하는 데 걸림돌은 충·방전 중 발생하는 리튬의 수지상 결정 성장 현상이다. 수지상 결정 성장은 리튬금속전지가 충전하는 과정에서 전극에 리튬이 불균일하게 전착돼 분리막을 찢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현상으로 전지의 단락이나 지속적인 전해질 분해, 리튬 금속 손실이 발생해 충·방전 효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안전성과 내구성이 크게 저하된다.

연구팀은 티오요산(Thiourea)의 리튬 질산염(LiNO3) 분해 촉매 효과를 이용한 전기화학적 공정으로 리튬금속전지 음극의 구리 집전체 표면에 인공 고체막을 형성했다. 인공 고체막은 촉매 분해 과정에서 다량의 무기물을 가진다. 이에 강한 물성과 이온 전도성이 생겨 리튬 수지상 결정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구리 집전체로 제작한 리튬금속전지는 기존보다 약 2.5배 높은 용량 유지율과 4배 이상의 수명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구리 집전체는 약 30회 충·방전 이후 용량이 70%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새로 개발한 구리 집전체는 120회 이상의 충·방전 후에도 70% 이상의 용량을 유지했다.

특히 전기화학 처리가 간단해 전극 제조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 전기화학 처리에는 전압주사가 활용되는데, 전압주사는 배터리 내 음극과 양극의 전압을 일정한 속도로 변화시키는 간단한 전기화학 실험법이다.

엄광섭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소량의 전해질 첨가제와 간단한 전기화학 표면처리로 리튬금속전지 음극용 집전체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향후 고에너지 리튬금속전지를 장착한 전기자동차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사업, 현대차(005380) NGV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재료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이달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 자료

Small, DOI: https://doi.org/10.1002/smll.202207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