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수면 부유 나노전사 인쇄' 기술을 개발했다./카이스트

국내 연구진이 물 위에 떠 있는 초박막 금속 회로를 다양한 표면에 옮겨 붙일 수 있는 나노전사 기술을 개발했다. 식물 잎이나 과일처럼 민감한 표면은 물론 자동차 곡면, 로봇 표면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박인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석좌교수 연구진은 정준호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연구진, 안준성 고려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면 부유 나노전사 인쇄'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지난 3월 게재됐다.

기존 나노전사 인쇄 기술은 미세 전자회로를 다른 표면으로 옮기는 데 쓰이지만, 높은 열과 압력, 접착제나 화학용매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생체 조직이나 식물, 복잡한 곡면처럼 손상에 민감한 표면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금속 박막을 물 위에 띄운 뒤 원하는 물체에 옮기는 방식을 개발했다. 금, 백금, 팔라듐, 니켈 등 금속을 고분자 틀 위에 얇게 증착한 뒤 일부 구조를 제거하면, 물속에서 두께 20㎚(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금속 박막이 원래 형태를 유지한 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방식이다.

전사는 물체를 수면 아래로 넣었다가 천천히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물이 마르면서 생기는 모세관력이 회로를 표면에 밀착시키고, 이후 분자 간 인력에 의해 접착제 없이 고정된다. 연구진은 물을 잘 튕겨내는 연잎 같은 소수성 표면에도 에탄올을 소량 섞어 표면장력을 낮추는 방식으로 회로를 전사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식물 잎과 과일 표면에 부착할 수 있는 고감도 화학물질 검출 센서를 제작했다. 레몬과 오렌지 표면에서는 농약 성분인 티람을 검출했으며, 신축성 섬유 위에 팔라듐 그물망을 전사해 착용형 수소 가스 센서도 구현했다.

박인규 석좌교수는 "이번 기술은 열이나 접착제를 쓰기 어려운 표면에도 나노 패턴을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스마트 농업, 웨어러블 센서, 생체전자소자, 로봇 전자피부 등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6),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709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