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에 질문할 때 "제발", "고맙습니다" 같은 표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전력 사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기 위한 표현들도 결국 데이터센터의 전기 사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유엔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UNU-INWEH)는 3일(현지 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AI 프롬프트와 답변을 짧게 줄이는 '간결 모드'를 적용하면 연간 87~98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가 1kWh로 6㎞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5억2000만~5억9000만㎞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서울~부산을 최대 74만번 왕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은 문장을 '토큰'이라는 작은 단위로 쪼개 처리한다. 질문이 길어질수록 AI가 읽어야 할 토큰이 늘고, 답변이 길어질수록 생성해야 할 토큰도 많아진다. 사람끼리 대화할 때는 자연스러운 공손 표현도 AI에는 처리해야 할 데이터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AI와 불필요하게 긴 대화를 이어가거나 정서적 관계를 맺는 대화 방식이 결과적으로 전력 소비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AI 사용 방식에 따른 차이도 크다. 이미지 생성은 텍스트 질문보다 약 60배, 복잡한 영상 생성은 최대 8000배 많은 전력을 쓸 수 있다.
문제는 개인이 던지는 질문 하나가 아니라 전 세계 사용량으로 누적됐을 때다. 보고서는 2025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을 448테라와트시(TWh)로 추산했다. 프랑스 전체의 연간 전력 사용량과 비슷한 규모다. 이 가운데 AI 관련 작업이 약 20%를 차지한다. 2030년에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945TWh로 늘고, AI 비율은 4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