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리진이 개발한 뉴 글렌이 발사 시험 도중 폭발하는 모습. /NASA 스페이스플라이트 X 계정

미국 항공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의 로켓이 폭발하면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기지 구축 계획도 흔들리고 있다. 일정이 최소 6개월 이상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NASA의 달 탐사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면서 중국과 달 착륙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걱정하는 이른바 '달 불안(Moon Anxiety)'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 시각) 블루 오리진의 대형 로켓 '뉴글렌'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시험 발사 도중 폭발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로켓의 설계 단계부터 재검토 대상이 됐고 발사 시설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블루 오리진은 현재 뉴글렌 로켓용 발사대를 한 곳만 운용하고 있다. 로켓 결함을 해결해도 당장 발사에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것이다.

미 비영리 우주과학 연구 단체 행성협회 책임자인 케이시 드라이어는 "발사대 재건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뉴글렌 로켓의 운항 중단 기간이 6개월에서 2년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뉴글렌 로켓 폭발은 NASA의 달 탐사 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본래 NASA는 올해 말까지 달 남극 인근에 각종 과학 장비와 로봇 탐사차를 보낼 예정이었다. 이를 통해 달 분화구 속 얼음(물)을 찾고, 향후 인간이 살 수 있는 기지를 구축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블루 오리진 로켓이 폭발하면서 이 계획은 당장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장기적으로 달에 기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흔들리게 됐다. NASA는 2032년까지 약 200억달러를 투입해 달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공언해 왔으나, 이번 로켓 폭발로 그 일정을 맞추기도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아르테미스 임무에 함께 참여 중인 블루 오리진의 경쟁사인 스페이스X도 최근 달 탐사·착륙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이스X의 대형 재사용 발사체인 스타십은 현재까지 완전한 궤도 비행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22일 진행된 12번째 시험 비행에서도 스타십은 지구 궤도 대부분을 비행했으나, 부스터 하나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운항이 중단된 상황이다. 블루오리진 뉴글렌의 폭발 소식을 듣고 스페이스X 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 계정에 "안타깝다, 로켓은 어렵다(Sorry to hear. Rockets are hard.)"고 썼다.

중국과 달 착륙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애초 NASA는 2028년쯤 '아르테미스 V' 임무를 성공시키고 이를 통해 중국보다 먼저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는 것을 실현시키겠다고 했다. NASA의 재러드 아이작먼 국장은 지난 26일 달 기지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달에 로봇 착륙선과 드론, 수송 차량 등을 보내는 계획을 공개하면서 "미국은 다시는 달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사고가 반복되면서 중국보다 더 빨리 달에 착륙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초조함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4월 아르테미스 II가 성공할 때까지만 해도 미국에선 '달의 기쁨(Moon Joy)'이란 말이 나왔으나, 블루 오리진 폭발 이후엔 이 계획이 성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뜻으로 '달 불안(Moon Anxiety)'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