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플라스틱 오염은 주로 바다와 토양, 생태계 문제로 다뤄졌지만, 대기 중 플라스틱 입자가 햇빛을 흡수해 공기를 데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와 미국 듀크대 등 국제 연구진은 색깔 있는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의 빛 흡수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5일 게재했다.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은 큰 플라스틱 쓰레기가 햇빛, 파도, 마찰 등에 의해 잘게 부서져 생긴 입자다. 미세플라스틱은 지름이 최대 5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인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고, 나노플라스틱은 이보다 훨씬 작은 1㎚(나노미터, 10억분의 1m) 수준까지 포함한다. 아주 작아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대기 흐름을 타고 도시뿐 아니라 외딴 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전자분광법으로 플라스틱 입자가 빛을 어떻게 흡수하는지 분석하고, 이를 대기 이동 시뮬레이션과 결합했다. 그 결과, 검은색이나 여러 색을 띤 플라스틱 입자는 흰색 입자보다 햇빛을 훨씬 강하게 흡수했다.
전 세계 대기 중 플라스틱 입자의 농도를 현실적으로 가정해 계산했을 때, 나노플라스틱의 복사강제력은 ㎡당 0.033W(와트), 미세플라스틱은 ㎡당 0.006W로 추정됐다. 복사강제력은 지구가 태양에서 받은 에너지와 다시 우주로 내보내는 에너지의 균형이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값이 클수록 대기를 데우는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서 플라스틱 입자의 온난화 효과는 대표적 온난화 물질인 블랙카본(그을음)의 약 16.2%에 해당했다. 특히 북태평양 쓰레기 지대처럼 플라스틱 농도가 높은 바다 위에서는 플라스틱의 온난화 효과가 블랙카본보다 최대 4.7배 높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실제 대기 환경은 실험실보다 훨씬 복잡하며, 전 세계 대기 중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관측도 아직 부족하다"며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지구 온난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완전히 규명하고 기후 모델에서 이들을 더욱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구자호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동아시아에서는 대기질 개선으로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는 환경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기후적으로는 햇빛을 흩어 보내는 효과가 약해져 지역 기온 상승을 키울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세플라스틱까지 대기를 데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온난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참고 자료
Nature Climate Change(2026), DOI: https://doi.org/10.1038/s41558-026-026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