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진 베넷(왼쪽부터), 캐서린 A. 하이, 앨버트 매과이어가 2026년 브레이크스루상 생명과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브레이크스루상 재단

유전성 망막 질환에 관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한 연구자들을 비롯해 총 6개 연구팀이 올해의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을 받았다. '과학 오스카상' 또는 '실리콘밸리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은 상금이 노벨상(약 15억원)의 3배인 300만달러(약 44억원)에 달해 과학계에서 상금이 가장 많은 상으로 꼽힌다.

브레이크스루상 재단은 18일(현지 시각) 생명과학, 기초 물리학, 수학 분야의 총 6건 연구를 '브레이크스루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생명과학상은 3건의 연구에 각각 수여됐다. 첫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진 베넷, 앨버트 매과이어, 캐서린 A. 하이가 유전성 망막 질환(레버 선천성 흑암시) 치료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동 수상했다. 이들의 연구는 유전 질환에 대한 첫 FDA(미 식품의약국) 승인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 개발로 이어졌다. 재단은 유전성 실명 치료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생명과학상은 하버드대 의대 소속 스튜어트 H. 오킨과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의 스위 레이 테인이 받았다. 두 연구자는 태아형 헤모글로빈이 성인형 헤모글로빈으로 바뀌는 과정을 조절하는 핵심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겸상적혈구병과 베타 지중해빈혈 치료 표적으로 입증했다. 재단은 이 연구가 이후 질환 치료용으로 승인된 최초의 크리스퍼(CRISPR) 기반 치료제 '카스제비' 개발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벨기에 앤트워프대 소속 로사 라데마커스와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소속 브라이언 트레이너에게 돌아갔다. 두 연구자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과 전두측두엽 치매(FTD)의 가장 흔한 공통 유전적 원인을 밝혀냈다. 재단은 이 발견이 두 질환의 발병 기전을 밝히는 후속 연구의 길을 열었다고 했다.

기초물리학상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의 '뮤온 g-2 협력단'에 돌아갔다. 뮤온(muon)은 전자보다 무거운 불안정한 입자로, 작은 자석처럼 자기장 속에서 흔들린다. 재단은 이들이 수십 년에 걸쳐 뮤온의 자기(磁氣) 성질을 극한의 정밀도로 측정했다고 밝혔다. 기초물리학 특별상은 200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J. 그로스가 받았다.

수학상은 프랑스 세르지 파리 대학교 소속 프랑크 메를이 차지했다. 메를은 비선형 진화 방정식에서 해(解)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특이점'이 언제, 어떻게 형성되는지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 재단은 이 연구가 파동과 비선형 시스템을 수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